제일모직·삼성물산 관련 임시주주총회 소집 및 결의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결정이 3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삼성이 부정적 여론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외국인 여론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치는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를 상대로 합병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임원을 홍콩으로 급파했다.
29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물산 최치훈, 김신 사장 등 경영진이 해외로 나가 해외주주 설득 작업을 벌이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합병에 대해 비판 수위를 높여가는 해외언론에 합병의 정당성을 설명키 위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삼성물산에서는 그간 해외 언론을 담당한 사람이 없었다. 이에 따라 삼성은 언론과 법조계를 두루 거친 뒤 삼성전자에 몸담아 온 인물을 섭외해 '해외언론과의 소통'이라는 특명을 내려 삼성물산으로 내려보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해외언론 중 이번 합병을 비판하는 대표적인 곳이 파이낸셜타임스(FT)"라며 "얼마 전 삼성전자에서 발령받아 온 사람이 이번 합병의 필요성을 FT에 설명하고자 발령 직후 FT 아시아지역 본사가 있는 홍콩으로 날아갔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으로선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외국계 펀드 및 해외 연기금 등 해외파 주주들이 속속 반대 의견을 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언론마저 계속 합병 비판 목소리를 낸다면 상황은 더욱 불리할 수 밖에 없다.
이와 함께 삼성은 10% 이상의 삼성물산 주식을 보유한 대주주이자 이번 합병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의 찬성을 이끌어낼 묘안짜내기에 고심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SK C&C와 SK 합병에 대해 합병반대 의견을 낸 터여서 삼성에 대해서도 반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물산 주주 중 삼성 측이 약 20%, 엘리엇 및 반대 의사를 밝힌 측이 10% 미만을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지면 두 세력의 힘은 비등해진다.
더욱이 국민연금이 반대 의사를 낼 경우 표심이 급격히 반대로 기울 수 있는데다, 표 대결까지 갔을 때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행사하기라도 하면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주요 주주들을 상대로 합병의 당위성을 충분히 설명하는 한편, 해외 언론에게도 우리의 입장을 다양한 경로로 충분히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