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사직을 면직 당한 이근안 전 경감.(사진=연합뉴스)
'고문기술자'로 악명을 떨쳤던 이근안(74)씨에 대해 해당 교단이 목사직 면직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개혁총회(총회장 정서영 목사)는 지난 14일 긴급 징계위원회를 열어 이근안씨의 목사직 면직 결정을 내렸다고 18일 밝혔다.

교단 측은 "이근안 씨는 당시로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목사가 됐으며 '겸손하게 선교를 할 것이며 그렇지 않을 경우 면직도 감수하겠다'고 약속했다"며 "하지만 이후 애국자처럼 말하고 다녔고 김근태 고문의 빈소에서 회개하는 모습도 보여주지 않는 등 여러 면에서 결격 사유를 드러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씨가 목사로서의 품위와 교단의 위상을 떨어뜨렸으며 겸손하게 선교하겠다는 약속도 어겼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이 징계했다"고 전했다. 덧붙여 교단 측은 "한 번 면직이 되면 복직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앞서 이씨는 1970년대 후반부터 1988년까지 대공 방첩 담당 수사관으로 활동하며 일명 '고문기술자'로 불리었다. 그러다 군사정권 붕괴 이후 1988년 12월부터 12년간 이씨는 불법 체포 및 고문 혐의로 수배돼 2000년 체포, 7년간 수감생활을 하며 통신교육으로 신학교를 마쳤다.

이후 총회신학대학원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2008년 10월 장로회 분파 중 한 곳에서 나이 70세에 목사안수를 받았다. 그러나 이씨는 이후 교정 선교 활동 중 신앙 간증 및 언론 인터뷰에서 "나는 고문기술자가 아닌 애국자"라고 표현해 논란이 돼왔다.

지난해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도 “나는 고문 기술자가 아니고 굳이 기술자라는 호칭을 붙여야 한다면 ‘심문 기술자’가 맞을 것”이라면서 “그런 의미에서 심문도 하나의 예술이다”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이씨가 "당시 시대 상황에선 고문이 애국이었다"고 밝힌 내용이 최근 김근태 고문이 별세하자 몇몇 트위터리안이 문제삼아 다시 논란이 됐다.

또 김근태 고문이 별세하자 '고문 휴유증'이라는 얘기가 나왔고 이근안씨가 빈소나 장례식장을 방문할 것이라는 예상도 많았지만, 이근안씨는 빈소나 장례식장을 찾지는 않았다.

이에 한국종교개혁시민연대(한종련)와 한국교회정화운동협의회(한정협) 등 단체들은 "이근안 씨의 목사 안수를 철회하라"며 서명운동을 벌이고 철회 요청서를 해당 교단에 제출한 바 있다.

또 국내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이근안 목사안수 철회' 청원이 올라와 △한국교회는 더 이상 목사를 남발하지 말 것 △이근안은 고인과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목사직을 사임할 것 △교단은 이근안을 목사직에서 사임시킬 것 등을 요구했다.

한편 소설가 공지영씨는 김근태 고문의 별세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몇 년 전 김 상임고문을 뵈었을 때 우연히 이근안을 만났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당시 이근안이 울며 ‘잘못했다, 용서해 달라’고 했을 때 너무 가식처럼 느껴져 도저히 그를 용서할 수 없었다고 하더라. 그게 몇 달 후까지 자신을 괴롭힌다며 ‘나 너무 옹졸한가’라고 물으셨다”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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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안목사면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