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캠퍼스 크루세이드 포 크라이스트(CCC: Campus Crusade for Christ)가 단체명을 ‘크루(Cru)’로 바꾼다고 알렸다.
창립자인 빌 브라이트 목사에 의해 오랜 전부터 추진되어 온 단체명 변경은, 2년 전 이사회의 승인을 받기에 이르렀다. 이후 1,600개의 이름이 제안됐으며, 그동안의 검토를 거쳐 이미 많은 사람들이 단체를 줄여 불러 왔던 ‘크루(Cru)’가 선택됐다.
단체명을 바꾸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11세기에서 13세기까지 일어난 십자군 운동을 가리키는 ‘크루세이드’라는 단어가 세계 많은 지역의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의미를 상기시키기 때문이라고 국제 CCC 부회장이자 미국 CCC 대표이며, 단체명 변경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스티븐 셀러즈 목사는 밝혔다.
그는 “‘크루세이드’라는 단어는 뭔가를 강요할 것 같다는 느낌을 사람들에게 줘 왔고 우리와의 관계에 있어서 발전을 막아 왔다”며 “이러한 느낌을 불필요하게 줄 필요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또다른 이유는 사역 확장에 따른 것이다. 국제 CCC는 앞으로 캠퍼스 사역에서 나아가 보다 광범위한 분야의 사역을 펼칠 계획에 있는 만큼 단체명을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고 셀러즈 목사는 말했다.
한편, ‘크루세이드’라는 단어를 그 부정적인 느낌 때문에 단체명이나 이미지에서 뺀 것은 국제 CCC가 처음이 아니다. 2000년 휘튼대학은 마스코트 이름에서 ‘크루세이드’를 빼고 ‘썬더(thunder)’를 넣었으며, 2002년 빌리 그래함 목사는 ‘크루세이드’ 집회 대신 ‘선교(mission)’ 집회란 단어를 쓰기 시작했다. 그 아들인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와, 빌리 그래함 목사의 뒤를 잇는 복음전도자로 손꼽히는 루이스 팔라우 목사도 그들의 집회를 ‘페스티벌(festival)’로 부르고 있다.
휘튼대학 문화 간 연구 담당인 스캇 모로 교수는 “한 때 미국에서 ‘크루세이드’는 복음전도와 관련된 의미를 연상케 했지만 지금은 그러한 의미가 사람들에게서 많이 사라졌으며, 중동을 포함한 많은 나라들에서 오히려 사람들이 그리스도에게로 오는 것을 막고 있다”며 이같은 단체명 변경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모로 교수는 더불어 최근 보다 종교 중립적인 느낌으로 선교 단체들이 그 이름을 바꾸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이는 증가하는 문화 간 갈등 속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파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국제 CCC는 “이같은 단체명 변화를 보고 일부에서는 자유주의화를 이야기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복음 전파라는 사명에서 우리는 결코 물러서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에 장애물이 되는 것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크루’라는 이름은 2012년부터 국제 CCC와 미국 CCC가 사용하게 된다. CCC 국가 지부들이 모두 독립적으로 기능하고 있는 가운데, 셀러즈 목사는 이미 191개 국가 지부 중 95%가 ‘크루세이드’를 빼는 쪽으로 단체명을 바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