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중국 중서부 충칭(重慶)에도 생산거점을 확보한 후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현대자동차는 23일 중국 충칭시 량장신구 국가경제개발구역에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쑨정차이(孫政才) 충칭시 서기, 김장수 주중 대사, 황치판(黄奇帆) 충칭시장, 쉬허이(徐和誼) 베이징기차 동사장 등 관계자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충칭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충칭 공장은 현대차의 5번째 중국 생산기지다. 중국이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현대차는 중국 현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이날 착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오전 7시30분께 김포국제공항에서 전용기를 타고 출장길에 올랐다. 정 부회장은 4월 중국 허베이성 창저우 4공장 착공식에도 참석한 바 있다.

이날 충칭공장 착공식에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참석하기로 했지만, 출국 직전 정 부회장이 참석하는 쪽으로 일정을 변경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회장이 직접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아 정 부회장이 대신 참석기로 했다"고 말했다.

사진은 중국 베이징에 있는 북경현대차 3공장.   ©뉴시스

◇현대차, 중국에 5개 생산기지 구축

현대차의 5번째 중국 생산거점인 충칭공장은 연산 30만대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충칭시 량장신구 국가경제개발구역 내 187만㎡의 부지에 29.3만㎡ 크기로 건설된다.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라인은 물론 엔진공장까지 갖춘 종합공장으로 현대차와 베이징기차가 공동으로 10억달러를 투자했다.

2017년 상반기 C급 중국 전략차종과 SUV 차종을 순차적으로 양산하는 게 목표다.

정 부회장은 기공식 인사말에서 "현대차는 신공장을 통해 서부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함으로써 중국의 동부와 서부를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전국 규모의 자동차 메이커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자동차수요는 매년 8%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중서부 지역의 자동차 보급 확산 등에 힘입어 승용차 판매량이 2016년에는 200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특히 현대차 충칭·허베이 신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2018년에는 2300만대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이같은 수요확대에 맞춰 ▲생산거점 다변화 ▲중국 전략차종 다양화 ▲고객 밀착 관리 ▲친환경차 시장 본격 진출 등 4대 전략을 집중적으로 추진한다. 특히 높은 가격 경쟁력을 갖춘 소형 SUV와 소형 세단부터 고급 대형차에 이르기까지 생산 판매 라인업을 재구축한다.

우선 생산거점 다변화를 위해 승용차 생산 거점을 베이징과 옌청 2곳에서 허베이와 충칭 등 4곳으로 확대한다. 창저우공장과 충칭공장에서는 중국 전략 소형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중국 전략 신차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중국시장에 특화된 신차를 4~5개씩 투입, 다양한 전략차종을 선보일 계획이다. 소형차와 소형SUV, 중대형 고급차, 터보엔진 적용 확대 등을 통해 세분화된 시장 수요를 충족할 방침이다.

고객군별 밀착 관리도 강화한다. 딜러를 현재 1700개에서 2016년에는 2000개까지 확대하고 맞춤형 판매 전략을 펼친다. 2016년 초부터 디지털 쇼룸 운영을 비롯한 디지털 기반의 고객 관리 시스템도 갖춘다.

현대자동차는 중국 친환경차 시장에도 본격 진출할 전망이다. 올해 말 베이징현대에서 생산하는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필두로 중국 현지 생산 하이브리드 차종을 확대하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친환경차 라인업도 증강한다.

◇글로벌 자동차업체들과 '정면 승부'

현대차는 중국 생산기자 확충을 통해 글로벌 자동차업체들과 정면 승부를 펼칠 계획이다.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중국시장 선점을 위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데 주력하고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오는 2018년 2300만대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 경쟁력을 높이려면 생산기반을 일정 규모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

현재 중국시장 1위 메이커인 폴크스바겐은 2018년까지 신공장 건설과 신차 개발을 위해 182억 유로(22조6500억원)를 투자한다. 2017년 439만대, 2018년 500만대 생산체제가 목표다.

GM도 2017년까지 120억 달러(13조2600억원)를 투자해 생산규모를 290만대까지 확장한다.

현대차그룹도 현재 195만대 수준에서 2016년에는 ▲현대차 141만대 ▲기아차 89만대 등 총 230만대의 생산 능력을 확보한 데 이어 2018년에는 총 270만대 생산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도요타, 닛산, 혼다 등 일본 자동차회사들도 신규 공장 건설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결국 중국 고객이 원하는 차량을, 고객이 원하는 규모만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느냐가 중국 시장에서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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