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신학단상' 은 평신도들의 신학적 소양 함양(涵養)을 위해 각종 행사 등에서 신학자 및 목회자들의 발제문을 뽑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지난달 23일 경기도 안양시 안양감리교회에서 열린 한국복음주의신약학회 제51차 정기논문발표회에서 '사사도행전의 주제와 구조에 관한 고찰 - 하나님의 나라와 주 기독론을 중심으로 -'를 주제로 발표한 서울성경신학대학원대 장석조 박사의 발제논문을 3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마지막 편. <편집자주>
IV. 사도행전에 나타난 '말씀의 성장'(αὐξάνειν)과 이사야서 사용
지금까지 살펴본 대로 사도행전의 주제는 "하나님의 나라"와 주 기독론으로서 서두와 결미에 명시된다 (행 1:6; 28:31). 그렇다면 이 주제는 사도행전의 구조를 보여주는 사도행전의 요약구절들(6:7상; 12:24; 19:20)인 '말씀의 성장'과 어떤 관계에 있는가?
Pao는 '말씀의 성장' 주제가 사도행전의 전체 구조에 나타나는 점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지 않지만, 그것이 이사야 40-55장의 주제를 반영함을 잘 보여준다. 이사야 40-55장은 '하나님의 말씀'의 영원한 능력으로 시작하고(40:6-8) 그 말씀의 성취능력(45:23; 55:10-11)으로 마친다. 그는 또한 누가가 이 주제를 사도행전의 요약구절들에서 나타냈다(행 6:7; 12:24; 19:20)고 옳게 주장한다.
박형대는 사도행전의 첫 대단원을 마무리하는 요약 구절들인 '말씀의 성장'(1:1-6:7)을 단지 '주 예수 그리스도'(28:31)에만 연결하지만 구체화하지 않는다. 그는 사도행전의 전체 구조를 이해하는 주요기준으로 '예루살렘'으로 시작하는 것을 추가하지만, 그것이 이사야서의 암시적 반영인 것을 언급하지 않는다. 이사야는 '여호와의 말씀'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나오는 종말론적 비전을 언급한다(사 2:3; 27:13). 예루살렘은 복음을 전할 장소(40:9) 일뿐만 아니라 복음을 전하는 자가 나오고(41:27), 구속(52:9)과 구원 (62:1)의 장소이다. 이사야는 종말론적 관점에서 예루살렘으로 대표되는 이스라엘의 회복을 암시하려 한다. 이사야서에 명시된 '말씀'과 '예루살렘'은 요약 구절들인 '말씀의 성장'을 지금까지 살펴본 '하나님의 나라와 주 예수 그리스도'와 연결하는 개연성을 보여준다.
이사야 선지자는 예루살렘 성전을 종말에 완성될 하나님의 나라와 밀접하게 연결한다. 특별 히 하나님의 왕이심과 성전의 밀접한 관계를 잘 보여준다. 하나님이 이스라엘의 왕이실 뿐만 아 니라 모든 열방의 왕이신 것을 선포하며 예루살렘 성에 오르셔서 통치하실 것이고(사 40:9-10; 52:1-8; 60-62장) 특별히 그 보좌인 성전에 좌정하셔서 하나님의 영광을 온 땅에 충만케 하실 것이다(사 6:1-13). 이사야서에 나타난 예루살렘은 종말론적 하나님나라의 관점을 보여주는데, 그 장소는 하나님이 임재하셔서 만왕의 왕으로서 통치하시는 종말론적인 통치의 보좌이다.
누가복음은 '예루살렘'의 성전에서 시작하고(1:9) 거기서 마친다(24:53). 누가는 누가복음을 시작하면서 누가-행전의 주제가 이사야서의 '약속의 성취'라고 밝히고 있다(눅 1-2장, 특히 1:1). 그것은 첫 대단원에서 세례 요한의 성장(눅 1:80)과 예수님의 성장(2:52), 즉 탄생기사와 어린 시 절을 병행하면서 성장(αὐξάνειν) 동사를 반복하며 세례 요한과 예수님이 이스라엘(?σρα?λ)의 회복을 위해 잘 자라고 있다는 주제를 암시한다(참조, 요3.30).
그러므로 사도행전의 전체 구조를 이해하는 주요 기준은 요약구절에서 제시하듯이 말씀의 성 장과 교회의 수적 번성이라 할 수 있다. 누가는 누가복음에서 말씀의 성장에 관한 예수님의 가르침을 이미 언급함으로써(눅 8:1-15) 사도행전의 주제와 구조를 암시한다. 누가복음 8장에서도 말씀의 성장은 하나님의 나라라는 신론적 복음을 가리킨다. 누가복음에서 '열 두 제자들'은 예수 님의 선택을 받는 문맥에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데(눅 6:13), 그들이 말씀을 듣고 '하나님의 나라'를 상속하는 자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눅 6:20) 더 나아가 '하나님의 나라'의 말씀을 선포하는 자로 발전한다(눅 8:1; 9:1-2; 10:9; 마 10:7). 누가는 하나님의 나라가 집중적으로 등장하는 문맥에서(눅 9:2, 11, 27, 60, 62) 열 두 제자들이 하나님나라의 상속자에 머물지 않고 하나님나라의 선포자로 확장하고 있다.
둘째 대단원에서 하나님의 나라는 비유로 '성장'과 연결된다(눅 12:27; 13:19). 누가복음의 구조에 따라 중심부분인 예루살렘 여행기사도 예루살렘으로 시작하고(9:51) 마친다(19:44). 누가복음의 마지막 대단원도 예루살렘으로 마친다(눅 24:47).
예루살렘은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을 이어주는 중요한 지정학적 역할로써 신학적 의의를 전달 한다(눅 24:47; 행 1:8; 5:28; 6:7). 그렇다면 누가는 사도행전의 첫 대단원의 요약구절(행 6:7)에서 이사야의 '하나님의 말씀'과 '예루살렘'을 통합하여 보여주려는 종말론적 비전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사 1:10; 2:3). 성장(α?ξ?νειν)과 수의 많아짐(πληθ?νειν) 두 동사가 창조 사상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창 1:28)과 이사야가 구원을 창조적 관점에서 설명하는 것(사 32, 40, 66장 등)에 기초하여 누가는 말씀의 성장 구절들을 이사야의 신학에 빚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파오와 슈바넬은53) 누가복음의 씨 뿌리는 비유에서 언급된 '하나님의 말씀'과 '씨'가 이사야
55:10-11을 암시할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의 능력 대한 이중적인 반응은 이사야 6:9-10의 문맥을 나타낸다고 옳게 주장한다. 예수님은 이스라엘 백성의 반역죄와(사 1:2) 그 지도자들의 실정(사 3:12-16)으로 인해 모두 심판받아 포로로 잡혀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5:14) 하나님나라 의 비밀을 담은 말씀을 선포하는 선지자로 자원하는 이사야의 소명사건을 표현하신 것이다. 이스라엘의 죄와 그로 인한 심판은 이사야서에 두루 퍼져있다(사 27:8-13; 49:20-21). 하지만 파오와 슈바넬은 예수님이 누가복음 8장에서 이사야에서 강조된 죄와 심판의 메시지를 죄에 대한 회개 를 통한 구원과 회복의 메시지로 사용한다고 주장하고54) 예수님의 첫 사역을 묘사하는 누가복음4장을 예로 제시한다.
누가복음은 갈릴리사역의 주제를 '하나님의 나라' 단어로 명시하기 전에(눅 4:31-44)55) 나사 렛사역 기사를 삽입한다 (4:16-30).56) 예수께서 19절에서 이사야 61:2을 인용하면서 "주의 은혜의 해를 선포하며"에 멈추고 "보복의 날"(34:8; 63:4) 등 그 이하를 의도적으로 생략한다. 그렇다고 누가는 예수께서 이사야의 문맥을 무시하고 은혜의 구원을 강조하며 의의 심판을 제외했다고 보지 않는다. 키드너는57) 예수가 "신원의 날"을 후반부에 성취될 내용으로 연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눅 6:24-26; 행 17:31; 마 25:31-46). 그렇다면 누가는 예수가 종말론적 하나님 나라 사역의 우선순위를 죄인이라도 회개하여 종말의 메시야적 희년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은혜성에 두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의도를 보인다(사 40:1-11; 51-52장, 60장). 누가행전에는 말씀에 대한부정적인 반응이 강하게 나타나지만, 그로 인해 긍정적인 반응이 결코 약화되지도 않고 더욱 강화되는 모습을 그려준다(눅 1-2장; 4:16-30; 8장; 행 1-6:7; 13:46-47; 18:6; 28:26-31).
그러므로 우리는 다음과 같이 결론내릴 수 있다. 사도행전의 주제는 사도행전의 요약구절들 에 나타난 말씀의 성장(α?ξ?νειν)을 통해 이사야의 종말론적 비전로 암시하고 서두와 결미에 있는 '하나님의 나라'와 주 기독론으로 요약, 명시된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과 다윗의 주로서 구약에 약속된 하나님나라의 복음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가르치셨고, 사도들은 그 "하나님의 나라"의 복음을 성취하는 "주" 기독론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가르쳤다. 그러므로 요약구절이 반복하는 "하나님의 말씀"은 곧 사도들이 예수님의 복음을 전승받은 하나님의 나라에 관한 가르침이고 동시에 그 하나님나라의 복음을 성취하는 기독론적 복음인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가르침이다.
누가는 신론적 복음과 그것을 성취하는 기독론적 복음을 구원론적 근거로 삼는데 궁극적 목 적을 두고 있다. 이것은 이사야 40장 5절을 반영하는 '하나님의 구원'이 사도행전의 주제로 가장 명시된 28장 31절 바로 앞(28:28)에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세례 요한도 자신과 예수님의 복음사역을 이사야서의 종말론적 비전에 근거하고 이해하고 실행했다(눅 3:6; 2:30참고).
사도행전의 주제를 암시하는 요약구절들 '말씀의 성장'(행 6:7; 12:24; 19:20)이나 그것을 명 시하는 '하나님나라와 주 기독론'도 이사야서를 사용하고 있다(행 7:49-50의 사 60:1-2a; 행8:32-33의 사 53:7-8c; 행 13:34의 사 55:3; 행 13:47의 사 49:6; 행 28:26-27의 사 6:9-11a). 마지막 예인 사도행전 28.25-27에서 누가는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의 마지막 구약인용으로 이사야6장을 명시적으로 언급한다. 피터슨에 의하면, 누가는 사도행전의 마지막 장면에서(행28:16-31) 유대인의 복음 거절이라는 핵심주제를 확실하게 알게 하려는 것이다. 바울은 유대인이 하나님의 나라와 예수의 일로 권하는 자신의 복음에 유대인의 상반된 반응이 나타나자(행28:23-24) 애매한 것을 신적 권위로 확정하기 위해 선지자 이사야의 말씀을 명시적으로 인용한다(행 28:25-27). 사도행전의 마지막 장면(행 28:16-31) 유대인의 복음 거절 주제는 바로 앞 장 면(행 27:1-44, 특히 3절) 이방인의 복음 수용과 그리스도인의 환대(행 28:1-15, 특히 15절)와 대조를 이루면서 강조된다.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말씀'은 누가복음에서도 예수님이 가르치는 내용을 요약하는 기능을 한다. 누가복음의 둘째 단원(눅 4:14-9:50)이나 셋째 단원(눅 9:51-19:27)에서도 반복된다(눅 5:1; 8:11,
21; 11:28; 24:19). 예수님은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고 그것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요약한다.
그러므로 사도행전의 요약구절들 '하나님의 말씀'은 이사야를 반영할 뿐만 아니라 그 종말론 적 성취인 예수님의 하나님나라 가르침과 그것을 성취하는 사도들의 주 기독론 가르침을 가리킨
다. 바로 이 말씀이 예루살렘교회와 '열 두' 사도에 의해 전파되고 있다(행 4:31; 6:2). 그 종말론
적 구원은 바울이 유대인과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파할 때 가장 밝게 계시되고 있다(13:26, 47; 28:28). 특히 바울은 하나님의 구원을 먼저 유대인들에게 전달하고 그들이 거부하는 반응을 보이자 이방인들에게도 전달하는 복음 전파의 원칙을 보여주고 있다.
V. 결 론
우리는 지금까지 사도행전의 주제와 구조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첫째, 사도행전의 주제는 사도행전의 구조를 보여주는 요약 구절들(6:7; 12:24; 19:20) '말씀의 성장'으로 암시되고 또 다른 구조적 요소인 서두(1:6)와 결론(28:31)의 '하나님의 나라'와 '주 예수 그리스도'의 통합형태로 명시된다.
둘째, 사도행전에 나타난 '하나님의 나라'는 이사야 61장의 구원과 심판을 다 포함하지만 예수님이 "신원의 날"을 후반부에 성취될 내용으로 연장하려 생략하셨듯이(눅 6:24-26; 행 2:35; 3:23; 17:21; 마 25:31-46) 구원의 성격을 우선적으로 전제한다. 사도행전 의 하나님나라는 드물게 사용되지만 현재적 선취와 미래적 완성을 가진 예수님의 복음을 전승하는 정통성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는데 의의가 있다. 또한 그 나라는 당대 정치에 우호적이거나 대응적이기도 하지만 정치적 전복을 의도하지 않는다.
셋째, 사도행전에 나타난 주 기독론은 예수님이 약속하고 선포하신 하나님의 나라가 나사렛 예수의 부활, 승천, 성령부으심, 재림으로 성취된 표적으로 기능한다. 그것은 부활 이후의 천상 사역을 통해서 계속되고 재림으로 완성될 것이지만 동시에 부활 이전에 그의 탄생, 어린 시절, 지상적 행하심과 가르침, 고난과 죽음을 통해서도 나 타난다. 특히 사도행전의 주 기독론은 "주"의 천상적 등극으로서 구약의 등극시 시편 110편의 예언이 성취된 구속사역에서 절정에 이르게 된다. 이것은 또한 사도들의 주 기독론이 예수님이 친히 가르치신 주 기독론(눅 20:42이하) 정확히 계승하는 표적으로 기능한다.
마지막 넷째, 사도행전의 요약구절들인 '말씀의 성장'은(행 6:7; 12:24; 19:20)은 사도행전의 주제와 전체 구조를 세워준다.
사도행전의 암시적 주제 '말씀의 성장'과 그것을 명시하는 '하나님나라와 주 기독론'은 이사야서를 사용하고 있다. 누가가 이사야서를 사용하는 이유는 신론적 복음과 기독론적 복음의 근거를 제시할 뿐만 아니라 이사야의 종 역할을 예수님으로부터 사도적 교회의 지도자들(행 13:1-3)에 전달하려는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누가는 기독론적 복음의 말씀에 유대인들이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유대인의 부정적 반응에도 불구하고 구원의 말씀은 계속 성장할 것을 확신한다. 그 능력은 유대인의 세계를 넘어서 이방인의 세계를 정복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데오빌로와 같은 이방인들은 그 말씀의 성장능력과 그 우주적 교회의 수적 번성을 확신하면서 어떠한 내부의 어려움과 외부의 어려움에도 인내하며 믿음으로 버티고 죄를 용서하는 회개의 세례의 복음을 전하는데 힘쓰는 교회의 정체성을 잃지 않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사도행전의 요약구절들 '하나님의 말씀'은 이사야를 반영할 뿐만 아니라 그 종말론적 성취인 예수님의 하나님나라 가르침과 그것을 성취하는 사도들의 주 기독론 가르침을 가리킨 다. 바로 이 말씀이 예루살렘교회와 '열 두' 사도에 의해 전파되고 있다(행 4:31; 6:2). 그 종말론적 구원은 바울이 유대인과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파할 때 가장 밝게 계시되고 있다(13:26, 47; 28:28). 특히 바울은 하나님의 구원을 먼저 유대인들에게 전달하고 그들이 거부하는 반응을 보이자 이방인들에게도 전달하 복음 전파의 원칙을 보여주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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