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회의록과 내부 문서 등을 공개해선 안 된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3부(부장판사 정형식)는 참여연대가 외교부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협정 관련 내부 보고서와 검토 의견서 등에는 일본 측 제안에 대한 한국의 정책 방향 등이 포함됐다"며 "이 같은 내용이 공개되면 한국의 대응 전략이 외부에 노출돼 유사한 협정을 체결할 때 상대 국가들이 교섭정보로 활용할 여지가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일본의 동의 없이 정보가 노출되면 한국과 일본이 쌓아온 외교적 신뢰관계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협정의 주체가 아니었던 미국과의 대화까지 공개되면 미국에 대한 외교적 신뢰도 추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한일 양국은 2011∼2012년 외교·국방 과장급 협의를 거쳐 군사정보보호협정 문안에 임시 서명했다. 한국 정부는 2012년 6월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이 협정을 즉석 안건으로 상정해 통과시켰다.
그러나 양국이 협정을 비밀리에 추진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참여연대는 외교부에 회의록과 보고서 등을 공개하라고 청구했다가 거부당하자 "비밀리에 졸속 처리된 협정의 과정과 내용 등을 공개하라"며 법원에 소송을 냈다.
1심은 "미국의 압력 여부나 밀실 협상·졸속 처리 등의 의혹을 밝히기 위해 협상 체결 경위와 내용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