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두 번째 법무장관으로 내정된 김현웅(56·사법연수원 16기) 서울고검장에 대해 법조계는 '안정적인 인사'라는 평가와 함께 호남 출신 첫 법무장관에 대한 우려 섞인 반응을 내놓았다.
김진태(63·14기) 검찰총장의 후배 기수 발탁으로 '기수 역전'이 이뤄지면서 김 총장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선 선을 긋는 분위기가 읽힌다.
◇현직 출신 장관 '환영' VS 호남 출신 역할론 '우려'
25년간 검찰과 법무부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김 고검장의 법무장관 내정 소식이 전해지면서 법무부와 검찰에서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법무부는 "수사와 기획 분야 요직과 일선 기관장을 두루 역임해 법무·검찰 업무 전반에 정통하다"며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며 치밀한 업무 스타일과 합리적인 리더십으로 조직 내 신망이 두텁다"고 평했다.
검찰 고위간부 출신 법조계 인사 역시 "검찰과 법무부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면서 무리 없이 일처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 인사"라며 "황교안(58·13기) 신임 국무총리와 함께 집권 중·후반기 법무·검찰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호남 출신 첫 법무장관 발탁에 대한 우려 섞인 반응도 있다.
사정수사를 지휘하는 우병우(48·19기) 청와대 민정수석과 김수남(56·16기) 대검차장, 박성재(52·17기) 서울중앙지검장 등 사정 라인 고위직 요직이 TK(대구·경북) 인사라는 점에서 김 고검장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겠냐는 것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김 고검장은 안정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무난하다'는 평을 받는 인사"라며 "지역 안배를 고려한 '탕평 인사'라는 의미 부여는 사실상 호남 출신이라는 점 외에는 특별한 장점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 총리가 법무부에서 손발을 맞췄던 김 고검장을 제청한 것은 현 정부의 기조를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뜻"이라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성은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진태 검찰총장 거취 영향엔 '선긋기'
검찰 안팎에선 김 총장보다 기수가 낮은 김 내정자가 법무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기수 역전'이 일어난 만큼 김 총장의 거취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이 현직 고검장을 발탁하면서 자신의 임기 마지막 해에 검찰총장에 대한 임명권을 다시 한 번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검찰 내부에선 김 고검장 발탁과 김 총장의 임기와는 "상관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의 '기수 역전'이 이례적인 일이 아닌 데다, 검찰총장의 임기(2년)는 법적으로 보장돼 있는 만큼 김 총장이 임기를 6개월 정도 남겨둔 상황에서 굳이 물러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정치적인 이유로 검찰총장의 거취를 논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며 "검찰총장 교체설은 일종의 해석일 뿐, 타당한 분석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김 총장 역시 최근 "검찰총장 임기는 법적으로 보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민과의 약속이기도 하다"며 "이런저런 말들에 휘둘리지 말고 맡은바 직무에 충실하라"는 지시를 내렸던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도 김 총장 교체설과 관련, '유임'쪽으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다른 고위 관계자는 "총장 교체의 명분도 없고 검찰 독립성 문제까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에 '교체는 없다'는 시그널(signal, 신호)이 오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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