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시스】북한의 현역 소설가를 노벨 문학상 후보로 추천하는 운동이 뉴욕에서 시작돼 관심을 끌고 있다.
'반디' 노벨 문학상 후보추진위원회(위원장 마영애)가 17일 뉴욕 플러싱에서 결성됐다. 미주탈북선교회 마영애 회장과 미주탈북자인권협회 최은철 회장, 재향군인회미북동부지회 노명섭 회장 등 탈북단체 대표와 뉴욕 일원의 보수단체 대표들은 플러싱 금강산연회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디 노벨 문학상 후보 추진위원회'를 공식 발족한다"고 밝혔다.
'반디'는 북한의 공인작가협회인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 소속으로 신상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 있다. '반디'는 북녘땅의 자유를 밝히는 반딧불이가 되겠다는 뜻의 필명으로 북한 체제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비판 풍자한 원고를 중국을 통해 밀반출, 지난해 가을 서울에서 단편모음집 '고발(조갑제닷컴)'을 출간한 바 있다.
탈북자들이 남한에 와서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작품을 펴낸 경우는 있었지만, 북한의 현역 작가가 반체제 작품을 출판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반디의 '고발'은 1990년대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기 북한 주민들이 어느 누구에게도 하소연할 수 없는 아픈 사연들을 '탈북기'와 '유령의 도시' '복마전' '빨간 버섯' 등 7편의 단편으로 녹인 작품이다.
'반디 노벨문학상 후보추진위원회'는 "북한의 작가가 목숨을 걸고 쓴 글을 통해 세상에 공개되지 않은 북한 정권의 실상을 폭로했다. 반디 선생은 북한의 솔제니친이나 다름없는 존재"라고 평가했다.
솔제니친은 스탈린을 비판하는 편지를 친구에게 보냈다가 8년 간 시베리아에서 유형 생활을 했고 이때의 체험을 다룬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와 '수용소군도'는 원고를 몰래 반출해 해외출판된 것이다.
마영애 위원장은 "반디 선생을 노벨문학상 후보로 추진하자는 움직임은 2년 전부터 시작됐다"면서 "지난해 서울 출간을 계기로 미주에서 본격적으로 홍보 캠페인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1일 뉴욕 파크네시아 교회에서 3일 필라델피아 안디옥교회에서 '고발'의 북콘서트 행사가 잇따라 열렸다. 5일엔 일본 정부 주최로 유엔에서 열린 일본납북자 관련 국제인권심포지엄에서 반디의 '고발' 이야기를 알렸고 6일엔 유엔본부 앞에서 뉴욕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전단지를 통해 '고발'을 홍보했다.
반디 노벨상후보추진위원회는 "영문판과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판이 순차적으로 출간하게 될 것"이라며 "북한의 현역 작가가 고발하는 체제 모순과 인권 문제를 통해 북한의 실상을 세계인들이 알고 북한 정부를 압박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