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아이들이 하루아침에 놀이터를 잃었다.
올 초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이 시행되며, 전국 1,581개 놀이터가 일제 임시 폐쇄됐다. 어린이놀이시설의 이용금지는 해당 시설의 수리·보수 등을 위한 일시적 조치인데도 불구 해당 놀이시설을 장기간 이용금지 상태로 방치해 오히려 어린이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또한 사회취약계층 거주지역 어린이놀이시설의 경우 수리·보수 비용을 충당하기 어려워 이용 금지된 시설들이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진선미의원(새정치민주연합) 등 국회의원 13인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회장 이제훈)은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16일 서울시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린이 놀이터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는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의 대표발의자 진선미의원이 나서 발표했다. 진 의원은 "설치검사나 정기시설검사 등에 불합격하여 이용 금지된 어린이놀이시설에 대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수리·보수 비용을 지원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어린이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주민화합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밝히며, 현행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에 이 근거를 담은 '제13조의2' 조항을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 의원 측에 따르면, 현행법으로는 어린이 놀이시설 검사에서 재사용불가 판정을 받으면 개보수를 통해 재검사를 받아야 하고 합격하기까지 이용이 금지된다. 이중 규모가 작거나 서민층이 사는 공동주택 등의 경우 사유지이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불합격한 어린이 놀이시설이 이용 금지된 상태로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검사 후 이용 금지된 전국 어린이 놀이시설은 1,581개(2015년 4월 16일 기준)이다. 기자회견에서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이제훈 회장과 재단 어린이연구원 지효은양(용인 성산초6)은 지난 5월부터 아이들의 놀 권리를 지키기 위해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펼친 아동놀권리캠페인 '놀이터를 지키자' 어드보커시(Advocacy) 캠페인을 통해 모은 1,581장의 서명을 진선미의원에게 전달했다.
지효은양(초록우산어린이재단 어린이연구원)은 지난해 모둠 친구들과 함께 또래 및 전문가들을 인터뷰 하며 '어린이 생활 속 위험환경에 대하여'라는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효은양은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놀이터 시설이 고장 났을 때 방치되어 있는 놀이터를 이용하다가 다친 적이 있다고 했다. 또 놀이터의 어두운 조명으로 인해 늦은 밤 청소년들의 비행 공간으로 사용되기도 해 일반 아동들에게 불안감을 불러 일으키거나, 어린이 놀이터 시설이 아이들의 신체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설계되어 놀이터 본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라고 지적하며, "놀이터를 비롯해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주변환경에 크고 작은 위험요소가 더 많았다. 어린이 스스로 안전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낡은 놀이터 시설 등을 보수해 어린이가 안전한 환경에서 놀 수 있도록 권리를 보장해 달라"고 힘주어 말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이제훈 회장은 "놀이터의 빨간 봉쇄 테이프로 인해 아이들의 놀 권리 또한 묶여버렸다"면서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이 시행될 때까지 8년이라는 유예기간이 있었지만 아이들의 놀이공간을 지켜주기 위한 어른들의 대응책이 촘촘하지 못했다. 개정법률안 시행으로 어린이들이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이 속히 마련되기 바란다"고 전했다.
진선미의원은 "어린이들의 놀 권리는 국가와 지자체가 나서 보장해야 한다"면서 "많은 시민들이 뜻을 모아주신 만큼 최선을 다해 법을 통과시키겠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