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로 향하는 첫 관문에서 승리를 챙긴 한국축구대표팀의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승점 3점을 따낸 것에 만족하면서도 세밀함이 떨어지는 플레이에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국은 16일 오후 9시(한국시간)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G조 미얀마와의 1차전에서 2-0으로 이겼다.
한국은 한 수 아래로 여겨지는 미얀마를 상대로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고도 두 골을 넣는데 그쳤다. 이마저도 모두 세트피스에서 나왔다.
슈틸리케 감독은 "양 팀의 전력차가 크다는 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의 적은 점수 차이로 이겼다. 볼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았고 수비에서 실수없이 풀어갔지만 공격에서는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 많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패스미스가 많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밀집수비에 고전한 대목을 두고는 "기술적인 부분들이 부족했다. 미얀마 수비의 공간이 잘 나지 않기에 기술적으로 세밀하게 풀어갔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모든 선수들이 수비시 희생을 많이 했고 수비 라인을 끌어올리며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했다"며 잘 됐던 부분들을 되돌아 본 슈틸리케 감독은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쳐 첫 경기에서 승점 3점을 따낸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 일문일답
- 경기 소감은.
"양 팀의 전력차가 크다는 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의 적은 점수 차이로 이겼다. 볼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았고 수비에서 실수 없이 풀어갔지만 공격에서는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 첫 번째는 많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두 번째는 패스미스가 많이 나왔다. 두 골 모두 세트피스에서 득점을 했다. 좋은 기회를 많이 맞았지만 살리지 못했다. 특히 기술적인 부분들이 부족했다. 미얀마 수비의 공간이 잘 나지 않기에 기술적으로 세밀하게 풀어갔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공을 점유하고 있을 때 흔히 나타나는 점은 선수들이 각자의 포지션을 버리는 것인데 오늘은 선수들이 위치를 잘 잡아주는 경기를 했다. 또 모든 선수들이 수비시 희생을 많이 했고 수비 라인을 끌어올리며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쳐 승점 3점을 첫 경기에서 따낸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 세트피스 훈련에 치중했는데 2골이 나왔다. 오늘처럼 경기가 안 풀릴 것을 예상하고 한 것인가.
"공격이 안 풀릴 것은 염두에 두고 훈련을 한 것은 아니다. 미얀마에 비해 신체조건이 우수하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세트피스 기회를 살리려고 연습했다. 현대축구에서는 세트피스를 통해 경기를 결정지을 상황이 많이 발생하기에 그렇게 준비를 했다."
- 주로 짧은 패스 위주로 수비를 뚫으려고 했는데 긴 패스로 공간을 노리는 주문은 안 했나.
"전반전에는 측면을 잘 살리지 못하는 플레이가 많았다. 우리 팀이 추구하는 것은 중앙에서 쇼트 패스를 하는 것이지 롱패스를 하는 것은 아니다. 항상 빌드업을 깔끔하게 짧은 패스로 하고 나중에 결정적인 패스를 롱패스로 하는 플레이를 추구한다. 롱패스를 많이 하면 공간을 활용해 상대 수비수를 끌어내리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 단순히 롱패스를 넣으면 수비하기가 더 쉽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플레이를 하지는 않는다."
- 현재 대표팀에 대한 완성도와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가.
"팀에 대한 평가를 내릴 때 크게 수비와 공격으로 나눠야 한다. 오늘은 수비적인 면에서 빈틈없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반면 공격에서는 완성도라거나 세밀한 플레이, 창의성들을 요구했는데 잘 나오지 않았다. 피겨 스케이팅 같은 경우에는 점수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눠준다. 하나는 본인이 한 것이고 또 하나는 예술점수다. 오늘 같은 경우 해야 할 것은 분명히 했지만 창의력이 요구되는 부분에서는 부족함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