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당시 당원에게 '돈 봉투 살포'를 지시한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안병용(54) 서울 은평갑 당협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16일 발부됐다.
이로써 안 위원장은 고승덕 의원의 폭로와 한나라당의 수사의뢰로 돈 봉투 살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된 이후 첫 구속수사를 받게 됐다.
검찰이 안 위원장에 대한 신병을 확보한 만큼 돈봉투 살포 의혹의 전말과 '윗선'을 밝히기 위한 수사에 속도 붙을 전망이다.
안 위원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이숙연 영장전담판사는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하지만 이날 밤 11시30분께 서울구치소로 향하기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로비에 나타난 안 위원장은 "돈 준 적이 없다. 재판 과정에서 밝혀질 것"이라며 여전히 혐의를 부인했다.
한나라당 돈봉투 살포 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상호 부장검사)에 따르면 안 위원장은 지난 2008년 전대 당시 여의도 박희태 후보 캠프 사무실 아래층 방에서 자신의 지역구 구의원 5명에게 현금 2천만원을 건넨 뒤 서울지역 30개 당협 사무국장에게 50만원씩 전달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안 위원장은 지난주 검찰 조사에서 구의원들에게 돈을 준 적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지만, 당시 구의원들은 안 위원장으로부터 돈 전달 지시를 받은 뒤 돈을 되돌려 줬다며 일치된 진술을 했다.
검찰은 안 위원장이 구의원들에게 돈과 함께 건넸다는 서울지역 등 38개 당협위원장의 명단도 안 위원장의 혐의를 입증할 물증의 하나로 판단하고 있다.
또 검찰 수사 시작 후 안 위원장이 자신의 사무실에 보관하고 있던 2008년 전대 관련 문건을 파쇄하라고 직원에게 지시한 것을 증거인멸 시도로 파악했다.
검찰은 향후 안 위원장을 상대로 돈 전달 지시 과정에 개입한 인사가 누구인지, 돈의 출처는 어디인지 등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