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기독일보] 사우디아라비아 대법원이 최근 자국의 웹디자이너이자 '자유주의' 웹사이트 편집자인 라이프 바다위(Raif Badawi·31)에게 소셜미디어에 이슬람을 모욕하는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구형된 징역 10년에 1,000대 태형, 벌금 26만6,060 달러에 대해 최종 확정 판결을 내렸다.
잔인한 판결을 놓고 국제사회의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사우디는 내정 간섭하지 말라며 태형을 집행하고 있다.
리버럴 사우디 네트워크(Saudi Network)를 운영하고 있는 세 자녀의 아버지인 바다위는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종교와 정치, 사회 문제에 대해 4년 동안 운영해왔었다.
정치와 종교가 일치된 이슬람 왕정체제의 사우디에서는 정치·종교·사회 문제에 대해 거론하는 것이 금기시되고 있는데, 인터넷 등을 통해 이를 확산되는 것을 우려해 본보기로 끔찍한 형벌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우디 법원은 원래 1심에서 바다위에게 징역 7년과 태형 600대를 선고했지만, 바다위가 항소하고 국제사회의 비난이 빗발 치자 오히려 형량을 더 올렸다.
사우디 법원은 태형에 대해서는 매주 금요 예배 후 50대씩 20주에 걸쳐 1,000대의 매질을 집행하도록 했다.
죽지 않을 만큼 때린 뒤 일주일 간의 회복 시간을 주고 다시 때리는 식으로 형을 집행하겠다는 것인데, 50대의 태형이 인정사정 없이 이뤄지는 데다 상처가 일주일만에 제대로 회복되기도 어려워 국제 사회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실제로 바다위에 대한 태형 집행은 의사가 그의 몸이 더 이상의 매질을 감당할 수 없다고 판결해 연기되기도 했다.
바다위에 대한 1,000대 태형 집행은 이미 지난 1월 9일에 처음으로 이뤄졌는데, 사우디 국토안전보장국에 의해 지다의 한 광장에서 공개적으로 이뤄졌다.
이 장면은 핸드폰 동영상으로 촬영돼 인터넷에 올라왔는데, 군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50대를 맞고 고통스러워하는 바다위의 모습에 UN과 유럽연합, 미국 등 국제사회는 공분하면서 잔인한 형벌 집행을 중단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사우디 정부는 바다위에 대한 판결을 그대로 확정지었다.
사민당의 지그마어 가브리엘(Sigmar Gabriel) 부총리가 바다위에 대한 판결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이며 양국간 고나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사우디는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고 받아쳤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법원의 판결에 대해 "잔인하고 정의롭지 못한 판결"이라고 비난하면서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것은 범죄가 아니며 바다위는 표현의 자유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잔인한 형벌을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