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예선을 앞둔 한국이 아랍에미리트(UAE)와의 마지막 평가전에서 대승을 거뒀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오후 6시20분(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샤알람의 스타디움 샤알람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UAE)와의 평가전에서 3-0으로 이겼다.
오는 16일 미얀마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을 앞두고 있는 한국은 난적 UAE를 따돌리며 기분좋게 장도에 오르게 됐다.
한국은 UAE와의 역대 전적에서 12승5무2패의 압도적인 우위를 이어가게 됐다. 2008년 10월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전 4-1 승리를 시작으로 UAE전 4연승이다.
물 오른 왼발로 K리그 클래식을 평정 중인 염기훈(수원)은 날카로운 프리킥골로 대표팀 복귀를 자축했다. 염기훈이 태극마크를 달고 골을 터뜨린 것은 2008년 2월 동아시아대회 일본전 이후 7년4개월 만이다.
일본 J리그 V바렌 나가사키에서 뛰고 있는 이용재는 A매치 데뷔전에서 골맛을 보며 슈틸리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한국은 이용재를 최전방에 두고 좌우 측면에 손흥민(레버쿠젠)과 염기훈을 배치해 UAE 골문을 겨냥했다. 이재성(전북)이 플레이 메이커로 경기를 조율했다.
UAE는 서아시아 최고의 왼발로 꼽히는 오마르 알둘라흐만(알 아인)을 중심으로 공격진을 꾸렸다.
한국은 초반부터 가벼운 몸놀림으로 UAE 수비진을 괴롭혔다. 전반 22분에는 이재성이 왼쪽 측면에서 열어준 공을 염기훈이 골키퍼가 나온 틈을 타 살짝 찍어찼지만 골대를 크게 빗나갔다.
5분 뒤에는 이재성이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이재성은 UAE 골키퍼가 놓친 공을 달려들어 가로챈 뒤 왼발슛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수비수가 몸을 날려 걷어내면서 득점에는 실패했다. 전반 38분 정동호(울산)의 크로스에 이은 이용재의 슛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쉴 새 없이 두드리던 한국은 전반 45분 염기훈의 프리킥 골로 리드를 잡았다. 염기훈은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직접 슈팅으로 연결해 득점에 성공했다.
수비벽 옆에 서있던 이용재는 염기훈이 자신을 향해 강한 슛을 날리자 절묘하게 피하면서 득점을 도왔다. 약속된 플레이가 돋보인 장면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들어 염기훈과 손흥민을 빼고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남태희(레퀴야)를 투입해 공격진에 변화를 꾀했다. 곽태휘(알 힐랄) 대신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가 센터백으로 투입됐다.
김승규(울산)의 선방으로 UAE의 공세를 차단한 한국은 후반 15분 두 번째 골을 이끌어냈다. 주인공은 A매치 데뷔전에 나선 이용재였다.
이용재는 왼쪽 사이드라인에서 김진수가 롱 스로인으로 넘겨주자 몸싸움 끝에 공을 차지한 뒤 지체없이 오른발 슛으로 연결, UAE의 골망을 흔들었다.
두 골차 리드를 등에 업은 한국은 한층 여유있는 플레이로 경기를 주도했다. 남태희와 이청용이 적극적인 측면 돌파로 동료들에게 기회를 열어줬고 수비진은 안정적인 방어로 UAE의 발을 묶었다.
한국은 후반 종료 직전 이용재 대신 투입된 이정협(상주)이 쐐기골로 3골차 대승을 확정했다.
마지막 리허설을 성황리에 마친 한국은 12일 미얀마전이 열리는 태국 방콕에 입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