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비대위원장은 이르면 다음주나 아니면 설 연휴 직후 이 같은 입장을 선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내 인적 쇄신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박 비대위원장을 잘 아는 한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비대위원장이 불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본다. 그 시기를 자신있게 말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설 연휴 전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지난해 말 비대위원장 수락연설과 라디오 연설을 통해 본인이 `다 내려놓고 가겠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부연했다.
박 비대위원장의 한 측근 인사도 "다음 주 박 비대위원장의 불출마 선언 가능성을 한번 지켜볼 필요는 있는 것 같다"며 "박 비대위원장의 그동안 정치 스타일을 보면 모든 게 상식에 기반했다. 이번에도 그렇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력 대선주자이자 총선 지원에 전력을 기울여야 하는 박 비대위원장이 총선에 출마한다는 것이 일반적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시각이 많은 만큼,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그 상식을 따르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이번 결단에는 지역구인 달성군의 여론 변화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 지역구 사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사실 달성군 분위기는 박 비대위원장이 싫어서가 아니라, 지금 중앙에서 중요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지역구에 과연 나오겠느냐는 것"이라면서 "특히 지역 여론을 많이 아는 공무원들은 아예 박 비대위원장이 안나올 것이라고 단정짓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지역구의 또 다른 인사는 사견임을 전제로 하면서도 "지역에서 박 비대위원장의 불출마에 대한 준비도 어느 정도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를 볼때 박 비대위원장이 지역구민과의 약속을 들어 출마 의사를 견지했지만, 지역 여론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중앙 정치무대에서 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해달라는 쪽으로 모아진다면 박 비대위원장이 기존의 입장을 바꿀 명분이 생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박 비대위원장의 한 측근은 "그게 맞는 얘기일 것"이라고 공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초까지만 해도 불출마 관측에 대해 "지역구민과의 소중한 약속"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12월19일 비대위원장 수락 연설과 지난 3일 라디오 정당대표 연설을 통해 "저를 비롯해 한나라당 구성원이 가진 일체의 기득권을 배제하겠다"고 밝히는 등 4월 총선 승리를 위한 불출마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었다.
특히 박 비대위원장의 불출마 선언 시기가 설 연휴 전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설득력있게 나온다.
그의 불출마 선언이 기득권 포기를 축으로 하는 여권의 쇄신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비친다면 총선에 영향을 미칠 '설 연휴 밥상'의 중요한 테마가 돼 우호적 여론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박 전 대표의 불출마 선언은 그 자체로 끝나는게 아니라 한나라당의 서울 및 수도권 강세지역과 텃밭인 영남에서 대대적인 물갈이 등 인적쇄신을 이끌어내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