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세계밀알연합(총재 이재서 목사) 주최로 30일 총신대에서 장애인신학세미나가 열린 가운데, 이상원 박사(총신대)가 "장애인 돌봄은 사랑과 정의가 만나는 합류점"이란 주제의 논문을 발표하면서 "장애인 돌봄의 문제는 개인윤리적인 차원과 사회윤리적인 차원을 모두 가지고 있으며, 이 두 차원에서 모두 접근할 때 장애인 돌봄이 온전한 모습으로 실현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상원 박사는 "칭의, 십자가상의 죽음, 오래 참으심이 죄로 말미암아 일종의 장애상태에 빠져 있는 인류를 구원하여 정상적인 관계로 되돌려 놓기 위하여 절실하게 필요했던 하나님의 비상한 전략이었던 것처럼, 장애인들을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사회생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는 기독교인들이 마음가짐과 태도에 있어서 하나님이 보여주신 이 세 가지 사역에 나타난 원리들을 본받는 것이 절실하게 요청된다"고 주장했다.
또 이 박사는 "맥시민 원리에 근거한 사회철학의 정의론과 성경이 제시하는 정치경제정의론은 사회 안의 힘이 없고 능력이 없는 한계계층을 보호하고 이들의 최소한의 생존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해 주고자 하는 데 궁극적인 목표를 둔다"고 말하고, "사회의 한계계층 가운데 가장 취약한 계층에 속한 장애인에 대한 돌봄은 사회정의론 실천의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대상이 되며, 장애인에 대한 돌봄을 제도적으로 보장해 줄 수 있느냐의 여부는 사회정의론 실천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하는 결정적인 시금석이 된다"고 했다. 맥시민원리란 최악의 상황에 대한 대비를 정책의 최우선순위에 두는 방향으로 결단하거나 정책을 정하는 것을 뜻한다.
이상원 박사는 "만일 잉태된 자궁 속의 인간생명의 경우에 염색체에 이상이 있어서 생존이 불가능한 경우는 거의 대부분 자연 유산된다"고 말하고, " 이 말의 의미는 어떤 형태로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든 일단 이 세상에 태어난 장애인은 생존이 가능하기에 태어난 자들이란 뜻"이라며 "하나님이 장애인의 존재를 허용하신 이유가 장애인이 생존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말의 의미는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사회의 모든 생활에 참여하여 독립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는 뜻"이라 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장애인 혼자의 힘으로는 이와 같은 생활에의 참여가 불가능하다. 때문에 이 박사는 "이 일이 가능하려면 장애인들에 대한 비장애인들의 돌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하고, "하나님이 장애인을 세상에 두신 이유는 비장애인들로 하여금 장애인들을 돌봄으로써 장애인들도 비장애인들과 동등하게 사회생활에 독립된 주체로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라는 준엄한 윤리적 명령을 실천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며 "장애인은 하나님이 주신 명령을 준행하는가의 여부를 보여주는 시금석"이라 했다.
이 박사는 "장애인들에 대한 돌봄은 전인적 돌봄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인적 돌봄이란 모든 고통들 가운데 가장 심각하고 어떤 다른 것들로도 치환이 불가능한 신체적이고 정신적인 고통을 겪는 장애인들을 한 인격체로서 대우하고 공감해 주고 마음으로 고통을 나누는 교제에 참여한다는 것을 뜻한다. 더불어 그는 "전인적 돌봄이란 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사회생활에 참여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적 장치들을 치밀하게 갖추는 것으로 나타나야 한다"고 했다. 윤리적 실천은 제도적 장치를 갖추는 것에서 최종적으로 완결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와 같은 노력들을 가장 강력하게 뒷받침해 주는 원리는 바로 맥시민 원리를 핵심으로 하여 사회의 한계 계층의 생존권 보호를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는 사회철학과 성경의 정의론"이라고 말하고, "결론적으로 말해서 장애인 돌봄은 기독교 윤리학의 보편적인 양대규범체계인 사랑의 원리와 정의의 원리가 만나는 합류점 내지는 교차점이 된다"고 이야기 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이 박사의 발표 외에도 "지적 장애인의 구원은 가능한가?"(정승원) "소그룹 활동을 통해 장애인과 함께하는 교회 세우기"(김한옥) "창조신학에서 '몸의 공존'으로서 장애(인)신학 제고"(김흥현) "장애인신학의 해석학적인 전환"(박성철) "함께 걸어가는 장애인 신학"(최대열) 등의 발표가 이뤄졌다. 더불어 논찬자로는 이광희 박사(평택대) 최현종 박사(서울신대)가 수고했고, 종합토론의 시간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