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개혁실천연대는 '교회 성폭력의 현실과 과제'라는 주제의 포럼을 29일 100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 열었다. 이날 포럼은 윤경아 공동대표의 취지소개 이후 발제로 이어졌다.
첫번째 발제자로 나선 조중신 한구성폭력위기센터 센터장은 '교회 성폭력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검찰 통계(1993~2012년)에 따르면 종교별 범죄자 수는 개신교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조 센터장은 밝혔다. 그에 따르면 성범죄를 가장 많이 저지른 전문직 직업군은 '목사'로 나타났다.
조 센터장은 "어쩌면 교회 내 사건은 고소나 상담으로 드러난 사건보다 드러나지 않고 은폐되어 있는 사건이 더 많을 것이라는 추정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교회 내 성폭력 대부분은 가해자가 성직자였고 피해자는 신도나 하급 성직자, 교회 직원인 경우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목회를 하진 않지만 신학교수이면서 목사의 신분을 가진 자, 선교사, 성가대 지휘자, 장로 직위를 가진 자가 가해자로 등장하기도 한다고 그는 전했다.
교회 내 문제들이 발생할 때마다 기득권자나 가해자들이 내세우는 논리는 교회(종교)의 특수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교회 내에서 성폭력이 발생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는 "혼란스러울 때 혼자서 힘들어 하지 말고 주변에 지지해 줄 사람을 찾아 도움을 청하라"라며 "교회 내에 지지해줄 사람을 찾을 수 없거나 내부에서 문제 해결이 안된다면 외부 전문성폭력 상담소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그는 조언했다.
다음 발제자인 최순양 박사(이화여대)는 '교회, 성폭력 피해에 왜 취약한가'란 주제로 발제했다.
최 박사는 성폭력 피해에 대해 적절한 대응시기를 놓치고 은폐하려고 하고 목회 성공률에 대한 미련으로 두둔하려고 한 태도가 교회에서의 성폭력을 계속 악화시키고, 오히려 피해자들을 더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 내에 존재하는 신앙적이고 신학적 기반들이 성폭력을 더 은폐하면서 한편으로는 강화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최 박사는 "교회 여성들이 주로 당하는 성폭력은 목회자들롭터 행해지는 데, 이 경우 교회의 신조나 믿음 체계, 그리고 여성들의 신앙 교육 등을 악용해야 할 때가 많다"며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피해자의 성적 결정권이 교묘하게 박탈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폭력을 부추기는 기독교 교육적인 면에 대해 ▲교회에서의 여성의 종속적 지위-목회자의 '스타의식 ▲여성상 ▲남성 중심적 성서해석, 남성적 하나님이라고 전했다.
마지막 발제자인 임보라 섬돌향린교회 목사는 '교회는 성폭력 문제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임 목사는 "성폭력 뿐 아니라 사기, 폭력, 횡령, 절도 등의 사회적으로는 형법으로 다스리는 사건들이 '교회'라는 이유로 유야무야 되는 경우도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그는 "성폭력을 사회적 문제, 공동체 문제로 본다는 것은 자기 자신과 인간관계, 나아가 조직 전체의 현주소를 다시 묻고 여러 겹의 복잡한 문제들을 끌어안아야 하는 일"이라고 전했다.
임 목사는 "교단의 정책을 무한정 기다리기보다는, 정의를 실현하고 평화와 생명을 갈구하는 교회 공동체들이 연합하여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더 나아가서는 각 교단마다 목회자 교육 과정에 성평등을 비롯해 성폭력 예방교육이 필수 과정으로 포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