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로 확진된 A(68)씨로부터 바이러스를 옮아 추가로 감염된 환자가 8명으로 늘면서 '슈퍼전파자(super spreader)'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9일 양성 판정을 받은 여덟 번째 환자는 a의원에서 첫 번째 환자의 진료에 참여했던 의료진이다.
지난 26일 실시된 1차 검사에서 음성으로 확인됐으나, 전날(28일) 재채취한 검체에 대한 2차 유전자 검사에서 양성으로 검사결과가 바뀌었다.
아홉 번째 환자는 b병원에서 첫 번째 환자와 같은 병동에서 입원 진료를 받고 있던 환자로, c 병원으로 전원돼 치료받던 중 시행한 가검물 검사에서 메르스 유전자 양성이 확인됐다.
지난 20일 첫 감염환자가 발생한 이후 9일간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은 8명은 모두 A씨와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2차 감염자들이다.
메르스는 전염성은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 국제적으로 1명의 메르스 환자는 평균 0.7명을 전염시킨다고 보고됐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환자 1명에게서 벌써 8명이나 전염됐다. 평균 전염력보다 10배 이상 높은 셈이다.
때문에 A씨의 슈퍼전파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A씨가 폐렴 악화로 기침이 심해지면서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강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침할 때 비말(날아 흩어지거나 튀어 오르는 물방울)에 의해 전염됐을 것이란 얘기다.
2003년 홍콩에서 사스가 발생했을 때 1명이 호텔 같은 층에 숙박한 16명을 감염시킨 사례가 있다. 당시 1명이 8명 이상을 감염시킨 경우를 슈퍼전파자로 분류했었다.
전염력이 강한 변종 바이러스는 아닐까하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그럴 가능성은 낮다.
사람 간 전파가 잘 되도록 바이러스가 변이됐다는 근거가 없고 현재까지는 환자에게서 채취한 바이러스 유전자가 기존 중동지역의 바이러스와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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