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지희 기자] 탈북민들은 통일 후 북한선교의 소중한 자원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굿타이딩스(사단법인 기쁜소식)가 27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북한복음화 - 탈북민에게 듣는다"를 주제로 '통일로 가는 길, 제3차 심포지움'을 개최해 관심을 모았다.
특히 심포지움에서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손정열 전도사(성지에서온교회)는 "북한복음화를 위한 교회의 모델, '선교적 교회'에서 찾다"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개신교는 계속해서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하고, "만약 교회가 세상의 비판적인 시선을 계속해 외면한다면 세상은 더 이상 교회를 기대하지 않을 것"이라 했다.
과거 북한주민들이 김일성주의로 '일심단결'된 이유는 수령이 백성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고난에 동참하는 모습을 시종일관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후 김일성의 뒤를 이은 김정일이 아버지의 모습과는 거리가 먼 냉철하고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모습을 표출하자 북한주민들의 정부를 향한 충성심은 식어지게 됐다고 한다. 때문에 손 전도사는 "남한 교회들이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세상을 섬기고, 세상과 소통하고, 교회의 본질인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삶을 본받는 것은 북한복음화의 사활적 과제가 된다"고 했다.
더불어 그는 남북통일이 "쌍방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수용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면서 "최근 들어 남한사회에 분단고착화 흐름이 생긴 주요 원인은 북한사회와 그곳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 말하고, "북한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비현실적인 이상만 붙잡고 있다는 점"이라며 "북한정부는 비록 늦었지만 하루속히 상실된 신뢰회복을 위해 바른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정열 전도사는 "최근 북한소식을 통해 발견되는 사실은 최고지도자에 대한 숭배 층과 불신 층의 간격이 더 심해졌다는 점"이라 말하고, "또한 간부들의 부정부패에 대한 비판의식이 날카로워졌다는 점"이라며 "이를 기회로 김정은 정권이 저들의 정치적 지반을 다지려고 한다"고 이야기 했다.
손 전도사는 "북한주민들의 김정은에 대한 유일한 희망이 있다면 개혁개방"이라 말하고, "그들은 여전히 김정은 정권이 개혁개방을 추진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면서 "북한정권은 남한사회를 비롯한 주변국들의 성장발전과정을 유심히 지켜보고 분석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그들은 보다 먼저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경제력에 있는지, 아니면 기독교 안에 있는지 고려할 것"이라 말하고, "바람직하기는 북한정권이 참으로 개혁개방을 원한다면, 보다 먼저 기독교에 대한 수용적인 자세를 취하고 악명 높은 정치범 수용소를 하루 속히 해체하고, 모든 수감자들에게 자유를 안겨줌으로써 개혁개방의 물고를 터야 할 것"이라 했다. 그러할 때, 오늘날 북한정권이 직면한 반인권국가라는 지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손 전도사는 "한국교회가 지금까지 쌓아온 신뢰들을 계속해 실추해 나간다면, 북한복음화는 그만큼 후퇴하게 된다"고 말하고, "교회가 사회로부터 신뢰를 받으려면 지역사회와 함께 지역을 섬겨야 한다"면서 "이 같은 주장을 하는 '선교적 교회'는 한국교회 교회다움의 대안이 되는 동시에 북한에 세워질 교회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더불어 손 전도사는 북한 복음화를 위해 ▶남한의 교회들은 현재의 지역사회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한다 ▶목회자의 윤리의식을 바르게 세워야 한다 ▶교회의 직분제와 북한의 조직문화와의 차별화를 실현해야 한다 ▶북한사회의 종교적 흐름을 읽어야 한다 ▶교회행정의 투명성과 정직성, 민주성을 실현해야 한다 ▶현실의 문제에 참여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탈북민 목회자들을 준비시켜야 한다 ▶남북한의 정부는 탈북민들에 대한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선교적 교회는 북한지역사회와 함께 협력할 수 있는 현지인을 양육해야 한다 ▶교회는 교회개혁을 추진함으로써 지역사회에 희망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손정열 전도사의 발표 외에도 심주일 목사(창조교회)와 이사라 목사(우리들교회)가 각각 "창세기 1장과 주체사상에 나타난 인간 비교 연구" "몰트만의 인간 이해를 통한 주체사상의 철학적 인간론 비판"을 주제로 발표했다. 또 논찬자로는 오테레사 선교사(NKB 대표) 박영진 전도사(연세대 박사과정) 안란희 전도사(성은교회) 등이 수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