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홍준표(61) 경남도지사와 이완구(65) 전 국무총리가 재판에 넘겨지게 됐다.

다만 검찰은 나머지 리스트에 언급된 여권 핵심 인사 6명의 의혹에 대한 수사가 종료되지 않은 만큼 이들에 대한 기소 시점은 추후 결정할 방침이다.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21일 홍 지사와 이 전 총리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리스트에 거론된 여권 인사 8명 중 금품을 주고받은 시기와 목적 등이 명확하다고 판단된 홍 지사와 이 전 총리를 우선 수사 대상자로 지목하고 수사를 벌였다.

홍 지사는 지난 2011년 6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윤승모(52)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통해 성 전 회장으로부터 1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총리는 재·보궐선거에 출마했던 지난 2013년 4월4일 충남 부여 선거사무소에서 3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다. 당초 '비타500' 상자에 담겨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검찰 조사에서 비타500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공여자인 성 전 회장의 진술을 확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들의 금품수수 의혹을 밝혀내기 위해 성 전 회장의 동선을 복원하는 데 우선 주력했다.

성 전 회장의 사망 직전 3주간 동선을 시간대별로 완벽하게 복원하고, 의혹이 제기된 시점의 동선까지 최대한 확보한 검찰은 핵심 관계자들의 진술을 대조하는 방식으로 돈을 주고 받은 정황을 포착했다. 여기에는 성 전 회장의 수행비서 금모씨와 운전기사 여모씨, '전달자' 윤 전 부사장, 이 전 총리의 선거캠프 자원봉사자 한모씨, 이 전 총리의 전 운전기사 윤모씨 등의 진술이 결정적이었다.

검찰은 홍 지사와 이 전 총리가 일부 관련자들을 회유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였지만 이들이 직접 개입하거나 지시한 정황은 포착하지 못했다. 회유 의혹을 일으켰던 측근들이 검찰 조사에서 '자신의 의지로 일부 관련자들에게 전화를 걸었거나 접촉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일관되게 유지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전화통화를 했다는 것만으로는 회유를 지시한 것으로 보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리스트에 오른 나머지 여권 핵심 인사 6명에 대한 수사를 계속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결정적 물증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이르면 이달말이나 6월 초에 수사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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