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전문대 교수에게 4년제 대학 교수로 채용시켜주겠다며 외제차와 오피스텔 등을 가로챈 목사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2단독 신형철 판사는 서울 한 사립여대 총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그 대학 교수로 채용되도록 해주겠다며 돈을 챙긴 혐의(사기 등)로 기소된 김모(58) 목사에게 징역 4년형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목사라는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들을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그럼에도 자신의 잘못을 전혀 반성하지 않고 범행을 극구 부인하는 태도로 일관하면서 피해 회복을 위해 전혀 노력하지 않는 사정에 비추어 무거운 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김 목사는 2012년 5월 교회에서 만난 전문대 김모 교수에게 "내가 오케스트라 재단을 운영하는데 여대 총장도 여기 소속이라 매일 만난다. 당신을 그 대학 교수로 채용되게 해 주겠다"고 속였다.
김 목사는 2012년 6월 서울 중구 카페에서 김 교수를 만나 "모임이 곧 있는데 총장에게 미리 선물도 하고 후원금을 내는 게 좋다"고 말해 김 교수로부터 1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 조사결과 김 목사는 2012년 7월에는 "오케스트라 재단 회의가 미군 부대 안에서 있는데 거기 참석하려면 좋은 차가 필요한데 나중에 갚겠다"며 4000만원 상당의 외제차 구매 대금을 김 교수에게 내게 했다.
또 "총장 남편이 운영하는 선교의료재단에 소속돼야 빨리 교수가 될 수 있다"며 "재단 임원들은 공통적으로 '오피스텔을 교회에 헌당한다'는 서명을 한다"고 속여 용산구 소재 시가 2억원 상당의 오피스텔을 자신 교회 명의로 바꾸기도 했다.
김 목사는 사기죄 등으로 실형 전과가 세 차례 있었다. 2007년 3월 사기죄로 징역 2년, 2008년 7월 무고죄로 징역 6월을 선고받고 2009년 9월29일 출소해 또다시 범행을 저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