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만두=뉴시스】"교민들을 위한 특별수송기 지원 등 네팔주재 한국대사관인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네팔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 김선재군(20)은 29일 지진 발생 후 5일째 카트만두의 한인교회 공터에서 텐트를 치고 야외생활을 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네팔에서 어머니와 7년째 생활하며 브리티시 스쿨에서 공부하고 있는 김군은 계속 네팔에서 학업을 마쳐야 하는지, 한국으로 돌아갈 것인지 고민이라고 털어놓았다. 다음은 김군과의 일문일답 내용.
- 지진 발생 이후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지진으로 인해 여기저기 금이 많이 가 있고, 바닥이 뒤틀려 있는 상태라서 집에 못 들어가고 있다. 지진이 나자마자 옷가지 몇 벌 정도만 챙겨서 어머니와 밖으로 나왔고 지금은 카트만두 한인교회 공터에서 텐트를 치고 교민들과 네팔인들과 함께 5일째 계속 텐트에서 지내고 있다. 27일 저녁 진도 4.3의 여진이 일어나는 등 아직 여진의 공포로 인해 건물 안으로는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 네팔에서 교회를 다니는 건가?
크리스천은 아니지만 어제 신문을 사러 나왔다가 우연히 구호물품을 트럭에 싣고 있는 한국기독교연합자원봉사단을 만났고 함께 카트만두에서 차로 4시간 거리에 있는 신두파초크 지역으로 봉사 활동을 다녀왔다. 지진으로 인해 많이 놀라고 심정적으로 충격을 받았지만 다친 곳은 없어서 한 명의 네팔인들에게라도 도움을 주었으면 하는 마음에 함께 다녀왔다.
- 지금 학교는 어떻게?
지진 나면서부터 학교는 문을 닫았다. 학교 선생님들도 못 들어가고 다른 곳으로 대피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원래 다음주에 시험인데 언제 등교할지는 모르겠고 계속 여진이 발생하고 있어서 모든 게 불확실하다.
- 지금 심정은?
네팔에서 7년 간 생활하면서 크고 작은 지진이 자주 일어났다. 이번 지진은 4번째인데 이번처럼 강한 지진은 처음인 것 같다. 친구의 친척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고 타멜에서 일하고 있는 네팔인 친구가 연락이 끊겨서 걱정이다. 아버지는 인천에 한국으로 자꾸 들어오라고 하시는 데 학업을 마치고 들어가야 하나, 아니면 빨리 대피해야 하나 고민이 많이 된다.
- 지금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물과 식량 그리고 텐트, 침낭이 더 많이 필요하다. 지진이 일어난 후 소나기가 많이 오고 밤에는 쌀쌀해 안전하게 쉴 곳이 필요하다.
- 한국대사관에서의 지원은?
카트만두 한인교회에 식수를 지원했다. 공터에서 한국 교민 10여명과 네팔인들을 포함해 총 15∼20여명이 지내고 있는데 문자서비스도 거의 없고 연락도 거의 없다. 한국대사관에서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인도 같은 경우에는 피해 교민들에게 특별수송기를 마련하는 등 다양한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계획이 있다는 소식을 들어본 적이 없다. 네팔 주재 한국대사관쪽에서 교민들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지원 활동을 해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