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약 2시간 동안 정상회담을 가졌다고 일본 지지통신 등이 전했다.
두 정상은 전후 70주년을 맞아 양국 '공동 비전' 성명을 발표하고 미일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을 토대로 안보 동맹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신속한 타결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아베는 공동 기자회견에서 "확고한 유대로 맺어진 미일 동맹은 세계 평화와 안정에 꼭 필요하다. 억지력은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도 이에 대해 "우리는 글로벌 파트너"라고 말했다.
공동 비전 성명은 "과거 적대국이 부동의 동맹국이 됐다"며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미일 파트너십의 역사적 전진"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일본 측은 '적극적 평화주의', 미국 측은 아시아 태평양 전략의 중심을 옮기는 '재균형' 추진에 따른 긴밀한 제휴를 강조했다.
미일은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포함하는 안전보장 법제 정비와 직결되는 가이드라인을 지난 27일 양국 외무장관과 국방장관이 참여하는 안전보장협의위원회(2+2)에서 개정했다. 두 정상은 공동 비전 성명에서 세계 안보 기여 확대를 주장하며 해양 안전보장 등에 대한 긴밀한 협력을 재확인했다.
오바마는 기자회견에서 오키나와 현과 중일 영유권 분쟁 도서인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 尖閣 열도)에 대해 "미일 안보조약 5조가 적용된다"고 밝혔다.
TPP와 관련해서는 앞서 장관회담에서 일정한 진전이 있었지만 미국산 쌀 수입 물량과 일본산 자동차 부품에 미국이 부과하고 있는 관세 등이 현안으로 남아 있다. 아베는 "신속하고 성공적 타결을 달성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무역 협상을 둘러싼 정치가 양국에서 어렵다"며 "그러나 타결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날 두 정상은 공동 비전 성명에서 "힘과 강제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을 시도해 주권과 영토 일체성의 존중을 해치는 국가의 행동은 국제적인 질서의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명을 피하면서도 동, 남중국해 진출을 꾀하고 있는 중국과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병합한 러시아를 견제하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오바마는 공동 회견에서 중국을 고려해 "우리는 강한 미일 동맹이 도발로 보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중국이 평화적으로 부상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