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선교신문 이지희 기자] 20대 초반의 장병들을 위한 위문공연, 이벤트 등은 복음전도의 접촉점이 된다. 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이 장병들의 마음속 깊이 전달되고 공감되지 않으면, 신앙이 성장하고 삶의 변화가 일어나기 어렵다. 결국 군선교의 핵심 전략인 '대대교회의 부흥'은 설교를 통한 말씀사역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젊은 장병에게 복음을 효과적으로 증거하는 설교 노하우와 우수 설교 사례들을 공유하는 제2회 미래군선교네트워크 세미나가 20일 국방부 육군회관에서 열려, 군선교 사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 자리에는 대대교회 전담 선교사를 중심으로 교단 군선교사회 지도자, 군선교 후원교회 목회자 등 총 120여 명이 참여했다.
젊은 장병 눈높이에 맞는 설교 방법
'청년장병 눈높이에 맞는 효과적인 설교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세미나는 김태일 계산교회 목사가 세미나 주제로 주제강의를 발표하고, 김종천 육군훈련소 연무대교회 군종목사가 '장병들에 맞춘 테마 설교와 예배 소개', 손준철 11사단 군종목사가 '효과적인 장병 설교 작성법'을 각각 소개했다.
20여 년 동안 인근 인천지역 대대교회들을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위문공연 및 예배, 후원사역을 해 온 김태일 목사는 이날 이상적인 설교의 조건과 방법론 등을 소개했다. 김 목사는 "이상적인 설교는 믿음을 더해주고, 삶의 변화를 가져오는 설교"라며 "설교를 들은 후 '하나님이 살아계시고, 예수님이 구세주이며, 예수님 때문에 내가 죽어도 천국에 간다'는 믿음이 생겨나고, 삶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상적인 설교를 하려면 ▲성경을 중심으로 설교하고 ▲간증을 해야 하며 ▲성령님의 도움이 필요하고 ▲지루하지 않게 하고 ▲삶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장병들을 대상으로 절대 설교를 지루하게 하면 안 된다"며 "이를 위해 예화를 사용하고 논리적으로 설교하며, '원고설교'로 적당 분량을 설교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재미, 감동, 복음'에 초점을 둔 연무대교회 예배
김종천 군종목사는 이날 "연간 예배 인원이 50~60만 명, 연간 세례 인원이 7만 명인 육군훈련소 연무대교회는 '대한민국 청년선교의 산실'이자 '민족복음화의 요람'"이라며 "여기 오는 장병의 80~85%가 교회에 다니지 않거나 교회에 부정적이거나 심지어 혐오감을 가졌던 이들인데, 눈높이에 맞는 예배를 통해 마음이 열려 세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연무대교회에 오는 장병의 10~15%는 모태신앙을 포함한 '돌아온 탕자'(돌탕) 신자이고 5~10%만이 군선교의 사명과 전도, 소그룹 등에 열정을 가진 알곡 신자로 파악된다"며 "군대는 선교현장으로, 기존교회에서의 목회 마인드가 아닌 접근 자체를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육군훈련소에는 매주 1,800여 명이 입대해 5주간 훈련 받기 때문에, 연무대교회 주일오전예배는 훈련병들의 필요에 맞춰 그들의 마음을 열 수 있도록 '자유', '기도', '핵심가치', '감사', '믿음'의 5가지 주제를 돌아가며 예배드리고 있다. 주제에 맞는 찬양, 감동적인 영상, PPT, 말씀 중심의 예배, 훈련병들의 공감과 감동을 끌어내는 구호제창, 입소영상과 간증문 소개 등을 통해 재미와 감동을 넘어 장병들이 복음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 쓰고 연구하고 있다. 주일저녁예배는 외부 교회나 단체, 전문인 사역자를 초청해 기독교 문화선교집회로 진행한다.
설교 방법, 기술적인 면에서도 졸리지 않고(말투, 말 속도, 억양 유의, 짧은 대표기도 등) 들리게 하며(추상적 개념과 교회용어 지양, 실제적 예기 등), 원고를 보지 말고 눈을 맞추고 설교하고, 진부하지 않고 재미있게 말씀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종천 군종목사는 "20대 청년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절박한 심정을 가지고 고민하여 이처럼 예배를 크게 3가지, 곧 재미, 감동, 복음에 포인트를 두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론은 절대로 군선교는 그냥은 안 된다는 것"이라며 "전통적인 방법, 우리에게 익숙하고 편한 것에서 탈피하여 오늘 이 청년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계속 고민하고 노력해야 하며, 무엇보다 청년들의 필요에 민감하고 눈높이를 맞추어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목사는 협소한 장소와 건물 노후로 장병들이 예배 드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연무대교회의 새 예배당 건축을 위해서도 기도를 요청했다.
하나님 증거하는 설교 통해 건강한 예배 가능
이날 손준철 목사는 "여러분은 설교에 관심을 가지면 안 되고, 하나님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설교는 사람을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드러내는 것으로, 하나님이 주시고자 하는 성경 본문을 중심으로 하나님에 대해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장병들이 교회에 와서 먼저 하나님을 만나고, 은혜를 받는 건강한 예배가 될 수 있고, 하나님을 만난 장병들이 하나님을 증거하고 예수님과 함께 세상에서 승리하는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세미나는 MMN 이사 서경원 갈릴리교회 목사, 신동흥 열린중앙교회 목사, 한수환 서영교회 목사의 사회와 예장통합 군선교교역자회 부회장 송철호 목사, 감리교 군선교사회 회장 최강환 목사, 예장합동 군선교사회 회장 김용섭 목사의 기도 등으로 진행됐다.
MMN 사무총장 윤병국 목사는 "청년이 주 대상인 군선교의 특성상 청년에게 맞는 설교의 중요성을 알리고, 대대급 군인교회를 담임하는 군선교사들의 설교 역량을 높여 효과적인 군선교 사역을 지원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군선교사들을 더 많이 섬길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대교회 30곳과 후원교회 '일대일 자매결연' 추진
이날 개회예배는 미래군선교네트워크(MMN) 이사 박영수 학이동교회 목사의 사회로 예장통합 군선교부 총무 서광욱 목사의 기도, 권성묵 청암교회 목사의 말씀선포, 국방부 군종실장 이호열 군종목사의 축사, 세계기독군인연합회(AMCF) 직전회장 이필섭 장로의 격려사, 전국군선교교역자회 회장 김철기 목사의 인사, MMN 이사 김봉수 상암교회 목사의 축도 등으로 진행됐다. 권성묵 목사는 '준비된 사람을 쓰십니다'(창39:1~6)는 주제의 말씀에서 "역경과 고난의 쓴 맛을 본 사람만이 장래에 큰일을 할 수 있다"며 "현재의 작고 적은 일에 충성하는 것은 장차 큰일과 귀한 일을 맡을 수 있는 준비 과정"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여호와께서 함께함으로 형통을 경험한 사람이 결국은 형통하게 하는 일에 쓰임 받는다"며 "군선교 교역자들이 이 부분들에서 충성하고, 변화되어 기도, 선교, 전도, 봉사사역 등 각자 주어진 사역에서 성공하고 다음세대를 살리는 군부대의 부흥을 이끌기 바란다"고 말했다.
MMN 대표회장 김경원 서현교회 목사는 "현재 청년, 대학생 신자율이 전체 국민 신자율인 17%에 훨씬 못 미치는 4%인데, 군대에 들어오면 신자율이 27.6%까지 올라간다"며 "하지만 장병에 대한 관심부족과 양육소홀로 대부분 잃어버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대부분 장병이 머무는 약 780개 대대교회에 한국교회가 집중적으로 복음의 씨를 뿌리면 젊은 세대가 '잃어버린 다른 세대'(another generation)가 아니라 '믿음의 유산을 잇는 다음 세대'(next generation)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군선교네트워크는 군선교의 핵심인 대대교회를 살려 군복음화를 이루자는 비전으로 작년 3월에 설립된 초교파 군선교 전문기관으로, 현역과 예비역 군목, 민간인 군선교사, 군선교에 관심 있는 일반교회가 동참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제1보병사단 일월성대대 산성교회 조동섭 목사(예장통합)를 '제1호 전담 군선교사'로 전담파송했으며, 최근에는 각 사단 군종참모와 한국기독교군선교교역자회에서 1, 3군 지역 전방부대 중 후원이 절실한 대대교회를 추천받아 30개 대대교회를 선발했다. MMN은 빠른 시일 내에 대대교회와 후원교회와의 자매결연을 추진하고 매월 일정금액을 후원할 예정이다. 선발한 대대교회는 예장합동 6개, 침례교 6개, 예장통합 5개, 예장대신 3개, 예장백석 2개, 예성 2개, 감리교 2개, 순복음 1개, 합동개혁 1개, 성경장로 1개, 그리스도교 1개 등 교단별로 골고루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