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경남기업의 3차 워크아웃 과정에서 외압 행사 의혹을 받고 있는 금융당국 및 금융권 고위 인사들은 16일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특히 경남기업이 워크아웃을 신청하기 전 성완종 전 회장과 단독 면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금융권 고위 인사들은 "부적절한 만남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 언론은 경남기업의 3차 워크아웃 신청(2013년 10월29일) 한 달 전인 9월3일, 성 전 회장이 김진수 전 금감원 부원장보(당시 기업금융구조개선국장)를 만났다는 내용이 적혀 있는 다이어리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김 전 부원장보는 경남기업 워크아웃 과정에서 '무상감자가 필요하다'는 채권은행단의 의견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져 외압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전 부원장보는 "(기업금융구조개선국장으로서의) 역할을 다 했을 뿐"이라며 정치권의 청탁 의혹을 부인했다.
금감원 역시 외압설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고위 인사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경남기업은 (2013년 워크아웃 결정 당시) 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았다"며 "기업이 조금만 부실하면 채권 은행들이 발을 빼려고 하기 때문에 조정자 역할인 기업금융개선국장의 자리는 '악역'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을 비롯한 채권 은행들이 경남기업의 워크아웃행을 설득하는 김 전 부원장보의 고압적 태도를 '외압'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는 것이다.
금감원의 전직 고위인사도 "살 수 있는 기업이라면 법정관리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려고 하지 않았겠는가"라며 "(경남기업의) 하도급 업체들도 생각해야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 전 회장의 다이어리에는 김 전 부원장보 뿐 아니라 임종룡 금융위원장(당시 NH농협금융지주 회장), 김용환 NH농협지주회장 내정자(수출입은행 전 은행장) 등과의 면담 일정도 적혀 있다.
경남기업 워크아웃 결정에 앞서 성 전 회장과 여의도에서 식사를 한 것으로 전해진 임종룡 위원장은 16일 기자들과 만나 "성 전 회장을 만난 것은 맞지만 대화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 내가 언급할 게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김용환 NH농협지주회장 내정자(수출입은행 전 은행장)도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회동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외압 의혹은 부인했다.
김 내정자는 "(성 전회장이) 국회의원을 한 명 소개해준다고 해서 한번 만난 것 같다"면서도 "(성 회장이) 왜 그렇게 썼는지 모르겠다"고 성 전 회장이 남긴 다이어리 내용에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성 회장이) 국회의원 신분이었고 만날 수는 있는 것 아닌가"라며 "(그가) 자기 기업 얘기는 잘 안했다. 대부분 정치 얘기를 많이 했고, 경남기업 관련해서는 별로 제가 들어본 적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김 내정자는 경남기업 워크아웃행 외압 의혹에 대해서는 "외압이나 이런 것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라며 "거기는 정무위고, 우리는 기재위였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워크아웃 과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주채권은행이 각 채권은행에 돌리면 수출입은행, 농협,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 등이 가부를 결정한다. 그쪽에서 하라고 하고 하지 말라고 안하는 게 아니다"라고 관련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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