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의 자금이 저금리인 예금을 피해 해외 채권펀드로 몰리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채권 펀드 상품을 문의하거나 매수하는 투자자가 증가했다. 저금리로 예금에서 탈출한 투자자가 바로 주식 투자로 넘어가기도 하지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채권형 펀드를 찾는 경우도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이날 에프엔가이드가 유형별 펀드 설정액 증감 규모를 비교한 결과 올 들어 머니마켓펀드(MMF)로 가장 많은 32조5238억원의 자금이 유입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 6조6458억원 빠져나간 것과는 대조적이다.
안정성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은 해외 채권 펀드에도 관심을 보였다. 특히 글로벌 및 아시아 채권으로 유입된 자금 규모가 컸다.
글로벌 채권 펀드는 같은 기간 5097억원, 아시아퍼시픽 채권은 595억원 규모로 설정액이 증가했다. 반면 위험성이 높은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펀드에서는 4690억원이 빠졌다.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최근 은행에서 넘어와 갑자기 직접 주식 투자를 하기에는 어려운 사람들이 채권형 펀드를 찾는 경우가 제법 생겼다"며 "상대적으로 해외 채권 쪽에 투자하는 펀드 상품 쪽 분위기가 괜찮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비록 6월보다는 늦춰졌지만 올 하반기 미국 금리 인상이 예고된 상황에 아시아 채권이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지 않겠냐는 심리로 최근 채권 상품에 대한 문의가 늘어난 듯 하다"고 말했다.
이들 펀드의 수익률은 국내 예금 금리를 웃돌았다. 올들어 글로벌과 아시아 채권 펀드의 수익률은 각각 2.08%, 2.65%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밝힌 지난 2월 기준 시중은행 평균 예금 금리는 2.02% 수준이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저금리 시대에 투자 대안으로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한 글로벌 채권 펀드로는 올들어 1500억원이 유입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