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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도피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오갑렬(61) 전 체코 대사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 징역형을 구형했다.

15일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상환) 심리로 열린 오 전 대사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원심과 같이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오 전 대사가 (신도의 별장을 유 전 회장의 은신처로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범인은닉교사의 실행행위를 완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또 오 전 대사가 '김엄마'에게 검찰 수사 상황 등 내용이 담긴 편지를 전달한 행위와 관련해선 "김엄마의 기존 범인도피행위와 전혀 다른 유형의 범인도피행위를 교사한 것"이라며 "유죄를 선고해야 한다"고 구형의견을 밝혔다.

오 전 대사 측 변호인은 이에 맞서 무죄를 주장했다. 변호인은 "(별장 제공 의사 표현은) 범인은닉의 가벌성을 평가하기 위한 피교사자(신도)의 실행행위가 없어 처벌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즉, 오 전 대사가 특정 신도를 통해 별장을 유 전 회장의 은신처로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해당 신도가 실제 유 전 회장의 은신처로 별장을 제공하는 행위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범죄의 실행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 전 대사가 일명 '김엄마'에게 편지를 보낸 행위와 관련해선 "김엄마와 (범인도피교사가 아니라) 범인도피죄의 공범 역할을 했다고 평가된다"며 "이 경우 '친족 간 특례'가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 형법은 친족이나 동거 가족의 범인은닉 행위는 처벌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변호인은 이어 "오 전 대사가 적절히 처신하지 못하고 유 전 회장의 도주를 도운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유 전 회장의 사망에 책임이 있다는 참담한 생각까지 하고 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오 전 대사는 이날 최후진술에서 "이 자리에 서게 돼 마음이 무겁다"며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고 짧게 말했다.

오 전 대사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검찰이 유 전 회장에 대한 수사를 시작하자 구원파 신도들을 동원해 유 전 회장 도피를 총괄 지휘한 혐의로 기소됐다.

오 전 대사는 신도 김모씨의 별장을 사전 답사한 후 이를 유 전 회장의 은신처로 제공하도록 지시하고, 유 전 회장 일가에 대한 검찰 소환 상황 등이 기재된 편지를 일명 '김엄마'를 통해 유 전 회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실제 별장 제공행위가 없었고 ▲편지 전달 행위는 범인도피교사가 아니라 범인도피의 공범으로서 친족상 특례가 적용된다는 이유로 오 전 대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오 전 대사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은 다음달 8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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