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가 합병하면 매출 21조원 규모 거대 철강사가 탄생한다.
'쇳물에서 자동차'로 이어지는 현대자동차그룹 철강사업을 도맡게 되면서 수익성은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단 글로벌 철강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자동차 중심 수요처 다변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제철이 8일 현대하이스코 합병을 결의했다. 다음달 28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7월1일까지 합병을 마무리할 방침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이 양사의 최대주주라는 점을 감안하면 합병에 걸림돌은 없어 보인다.
양사 지난해 실적을 합산하면 매출액이 20조원, 영업이익이 1조7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단독 기준 매출 29조원, 영업이익 2조3500억원을 기록한 업계 '맏형' 포스코와 견줄 수 있는 규모다.
'합병' 현대제철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현대하이스코의 해외스틸서비스센터(SSC)와 차량경량화 사업 확보, 현대차그룹 철강부문 일원화를 통한 운영 효율성 강화로 수익성과 성장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실제 현대제철은 2013년 현대하이스코 냉연사업을 인수, 자동차 강판 생산체제를 일원화한 후 지난해 영업이익이 118.3% 신장했다.
이번 합병으로 숙원이였던 해외 판매망을 확보함에 따라 해외 현대·기아차에 쓰이는 자동차강판 중 현대제철 제품 비중을 높일 수 있게 됐다. 해외 SCC를 거점으로 자동차를 벗어나 가전, 에너지, 기계 등 현지 수요처 공략도 가능해졌다. 세계 11개국 현대·기아차 공장 인근에 위차한 SCC는 지난해 현대하이스코 영업이익 대부분을 담당할 정도로 수익성이 높아 현대제철의 영업이익율 신장에 일조할 전망이다.
박혜민 이베스트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존 양사간 거래관계를 고려하면 흡수합병 후 매출액은 5% 증가할 것으로 보이나 이익 증가는 3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익률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합병으로 현대제철 올해 예상 순차임금 비율이 74%에서 72%로 낮아지는 등 재무구조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박현운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합병은 긍정적"이라며 "해외SCC와 차량경량화라는 안정성과 성장성을 겸비한 사업부가 추가돼 기본 체력은 더 강화될 전망이다. 차입금 상환능력 강화, 순차입금 비율 축소 등 재무구조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고 했다.
현대제철의 그룹내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합병 후 현대제철 최대주주는 현대제철(11%), 기아차(19.1%), 정몽구(11.5%)로 재편된다.
하지만 자동차에 집중된 매출 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매출을 보면 자동차용 강판을 비롯한 판재 매출 비중이 64% 이상을 차지한다. 자동차 강판 주 수요처는 현대기아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