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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8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가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복지 균형 성장'과 '구조개혁'에 방점을 찍었다.

앞으로 100년간 경제성장의 침체를 우려하며 성장 잠재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단기부양책을 버리고, 사회·경제 전반의 구조개혁에 초점을 맞출 것을 주문했다.

세금·복지 문제에 대해서는 '중부담-중복지'를 다시 한 번 부각시키면서 여야 합의기구 설치를 추진할 것을 약속했다. 이와 함께 조세 형평성을 위해 대기업과 부자 증세 가능성도 시사했다.

◇단기부양책 버리고 구조개혁 초점…복지 함께하는 성장

유 원내대표는 "KDI가 발표한 장기거시경제 전망에 따르면 현재의 3.5%의 잠재 성장률은 2050년대 1.0%로 추락하고 2060년부터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락한다"며 "대한민국이 성장을 못하는 나라, 저성장이 고착화된 나라가 되는 것으로 국가적 대재앙"이라고 말했다.

저성장의 원인에 대해 "한국경제가 2100년까지 성장을 못하는 것은 경기변동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성장을 뒷받침하는 노동과 자본, 기술 등 세가지 요소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는 "이미 성장 잠재력이 고착화된 경제에 단기부양책을 쓰는 것은 재정 건전성을 해칠 뿐이라는 KDI의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국가 재정 때문에 공무원연금 개혁의 진통을 겪으면서 효과도 없는 단기부양책에 막대한 재정을 낭비해서야 되겠느냐"며 단기부양책에 반기를 들었다.

성장의 해법으로는 "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뼈를 깎는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며 "자본과 노동, 여성, 청년, 교육, 과학기술, 농어업, 제조업, 서비스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모든 분야에서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저출산 문제 해결 ▲청년·여성·장년층 일자리 대책 ▲과학기술 발전 및 인재양성 ▲제조업 강화 등을 촉구했다.

특히 개혁에 있어 재벌도 예외가 될 수 없는 점을 강조했다. 유 원내대표는 "재벌도 개혁에 동참해야 한다"며 "가장 단순하면서 강력한 재벌 정책은 재벌도 보통 시민들과 똑같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벌그룹 총수 일가와 임원들의 횡령, 배임 등에 대해 보통 사람들과 똑같이 처벌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대통령, 검찰, 법원은 재벌의 사면, 복권, 가석방을 일반 시민과 다르게 취급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못박았다.

유 원내대표가 제시한 성장의 모습은 과거 경제성장과 자유시장경제에만 치우치는 것이 아닌 복지와 균형발전을 이루는 것이었다.

그는 "성장과 복지가 함께가는 나누면서 커가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정당이 되겠다"며 "자유시장경제와 한국 자본주의의 결함을 고쳐 경제체제의 역사적 진화를 위해 노력하는 정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야당이 제시한 '소득주도 성장론'에 대해서는 재검토를 촉구했다.

그는 "적정한 속도의 최저임금 인상,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지출의 확대는 동의하지만 2100년까지 저성장이 예고된 우리 경제에 이 정도의 내용을 성장의 해법으로 말할 수 없다"며 "이왕 야당이 성장이라는 시대의 가치를 얘기한다면 여야가 해법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합의의 정치로 성장을 위한 개혁의 길로 함께 가자"고 요구했다.

◇'증세 없는 복지' 허구 입증…여야 같이 고민해야

유 원내대표는 "지난 3년간 예산 대비 세수부족 규모는 22조2000억원으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임이 입증되고 있다"며 "세금과 복지야말로 합의의 정치가 절실하게 필요한 문제다. 서민증세, 부자감세와 같은 프레임으로 서로를 비난하는 저급한 정쟁은 그만두고 여야가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여야 대표연설에서 대부분 국회가 세금·복지 문제에 대한 대타협 기구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며 "새누리당 의원들의 동의를 구해 여야 합의기구 설치를 추진하겠다. 정부도 세금·복지에 대한 새로운 구상을 제시해달라"고 밝혔다.

복지 정책의 목표로는 '중부담-중복지'로 가야할 것을 제안하면서 '저부담-저복지'와 '고부담-고복지'에 대해 비판했다.

유 원내대표는 "현재 '저부담-저복지' 수준의 복지로는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체의 붕괴를 막기에 크게 부족하다"며 "그러나 '고부담-고복지'도 국가 재정 때문에 실현가능하지도 않게 그게 바람직한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목표는 '중부담-중복지'라고 생각한다"며 "여야간 '중부담-중복지'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우리는 국민 동의를 전제로 목표에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무슨 세금을 누구로부터 얼마나 거둘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합의해야 한다"며 "가진 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낸다는 원칙, 법인세도 성역이 될 수 없다는 원칙, 소득과 자산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보편적인 원칙까지 같이 고려하면서 세금에 대한 합의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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