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감사원이 정부가 해외자원개발에 나선 기업에 대한 지원의 일종인 '성공불(成功拂) 융자금' 제도 운영에 관한 감사에 착수했다. 성공불융자금은 위험도가 큰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장려하기 위해 정부가 나랏돈을 빌려준 뒤 사업이 실패하면 원리금을 깎아주고 성공하면 특별부담금을 징수해 상환금을 더 받는 제도다.
7일 감사원에 따르면 감사원 산업금융감사국은 전날부터 소속 감사인력 등 10여명을 투입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 등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등 '성공불 융자금 지원·회수실태'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이다.
최근 경남기업과 석유공사가 성공불융자금을 타내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비리 혐의가 검찰에 포착되면서 이 제도가 도마에 올랐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은 지난해 말께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성공불융자가 과소 회수됐다는 제보를 받았다. 감사원은 제보를 검토한 결과 MB정부 시절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와 석유공사 등 업무 담당자들이 기업이 지분매각시 납부해야 할 상환액을 부당한 방법으로 적게 산정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성공불융자에 전반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 제도 운영에 대한 실태를 분석하고 지원·회수·감면 등 성공불융자 집행의 적정성 여부를 중점 점검할 방침이다.
감사원은 이와 별도로 현재 진행 중인 '해외자원개발사업 성과분석' 감사와 관련해 사업 실태 파악을 위한 해외 현장 점검을 실시키로 했다. 이를 위해 감사원은 감사원 인력 22명과 산업부 5명, 민간전문가 2명 등 총 29명으로 5개 실사팀을 꾸리고 오는 8일부터 1주일간 해외사업 현장 점검을 통한 실태 파악에 나선다.
특히 김영호 사무총장과 정길영 제1사무차장, 정경순 공공기관감사국장 등 감사원 고위직이 이례적으로 현장실사팀에 직접 참여해 자산합리화, 투자프로세스 재설계, 사업체계 조정 등 개선방향 모색에 참고할 현장상황을 점검한다.
이에 대해 김 사무총장은 "해외자원개발의 성과분석 감사가 국가적으로 중요한 문제이고 미래에 대한 장기전망도 해야 돼 감사경험이 풍부한 고위직이 나가는 것"이라며 "현장 목소리를 듣고 현지법인의 운영실태를 직접 살펴보고 토론도 하면 빠른 의사결정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감사대상은 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등이 벌인 호주·네덜란드·캐나다·칠레·페루·카자흐스탄·영국·이라크 등 8개 국가의 7개 사업 현장과 12개 현지 사무소다.
감사원은 이번 현장감사를 통해 그동안 수차례 감사에서 지적된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문제점을 확인하고 진행 중인 성과감사 결과에 반영할 개선책을 모색할 계획이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 결과는 이르면 7~8월쯤 내놓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