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의 수용과정이 드디어 역사교과서에 실리게 됐다. 역사교과서의 개신교 폄하와 왜곡·축소 문제는 지난 4년동안 한국교회가 줄기차게 요구해 왔던 이슈로 이번에 일부 성과를 얻게 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최근 개항 이후 근대국가의 성립 과정에서 “개신교의 수용과 각 종교의 활동에 대해서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여 서술하도록 유의한다”고 명시한 집필기준을 발표했다. 이는 얼마 전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열린 고등학교 역사교과서 집필기준 공청회에서의 시안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이에 따라 고등학생은 한국사 수업 때 기독교의 수용과정을 배울 수 있게 됐다. 개정 교과서는 2014년 전국 고등학교에 보급된다.
교과서 집필기준은 수억원을 투자해 교과서를 만들려는 출판사가 교과부 검정을 통과하기 위해 반드시 따라야 하는 기준이다. 따라서 교과서 집필자가 아무리 기독교에 우호적인 입장을 갖고 있더라도 집필기준에 나와 있지 않는다면 서술 자체가 불가능했다.
게다가 이전 한국사 집필기준에는 개항 이후의 종교에 대해 ‘종교에 대해서는 특정 종교에 대한 편향이 없도록 하고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여 객관적으로 설명하도록 한다’고 명시돼 있었다. 이런 이유로 이 시기에 등장한 기독교에 대한 언급이 전무했던 것이다.
일단 기독교 수용과정은 포함됐지만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개정 내용이 ‘교육과정’이라는 상위개념이 아닌 하위개념인 ‘집필기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또 초·중등학교 교과서에 기독교 수용 내용이 여전히 빠져 있다.
지금껏 역사교과서 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서온 한기총 산하 한국교회역사바로알리기운동본부측은 “이번 집필기준은 한국 기독교의 역사가 교과서에 바로 실리게 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며 “앞으로도 역사교과서에 대해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