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새누리당은 1일 국회에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THAAD) 등을 두고 의원들의 의견을 묻는 의원총회를 가졌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사드 배치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의원들 간 입장차를 보였다. 또한 새누리당은 의총을 통해 공무원연금 개혁과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 설치 의무화 내용의 영유아보육법, 북한인권법 등 4개 현안을 놓고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민현주 원내대변인은 의총 결과에 대해 "북한의 무력 위협이나 도발 가능성에 대해 나름대로 억지력을 갖고 방어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합의는 이뤘다"며 "다만 어떤 방식으로 무엇을 도입할 것인지에 대해선 전문가 자문과 외교적 고려도 해야 하지만, 토론자들의 반대는 없었다"고 전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사드 문제는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존망이 달린 문제"라며 "개인적인 차원에서 의총 주제로 선택한 것이 아니다. 국민의 생명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여당 의원들이 의총에서 당연히 논의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특히 김진태 의원은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죽어야 할지 살아야 할지 중국에 물어본다는 게 말이 되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김정은의 한 마디로 핵이 10분 내 서울 하늘에서 터질 수 있다"면서 "이에 대한 방어체계 구축은 절체절명의 과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윤상현 의원 등은 정치권에서 사드 배치를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사드 공론화는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사드 논의를 위한 의총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사드는 하나의 이론에 불과하고 검증된 무기 체계가 아니다. 그런데 이 사드 배치를 갖고 정치권에서 논란을 지피는 것이 국익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며 "전략가들이 모여 이야기할 사안이지 정치권이 나서서 이 문제를 재단하면 (안 된다). 이 문제는 정부가 주도권을 갖고 끌고 가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날 의총에선 지난 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법(영유아보육법 개정안) 역시 의제로 올랐다. 당시 표결에서 반대·기권한 의원들의 문제 의식이 공유됐고, 보조교사 혹은 대체교사 채용 시 필요한 예산 확보를 위해 당과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 가운데 4월 임시국회에서 보조교사 등 보완 대책을 마련해 재추진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김진태 의원은 "네트워크 카메라를 하면 엄마들이 자기 아이만 보는 게 아니라 주변 아이들도 다 보게 돼 불필요하게 많은 정보가 노출되지 않느냐"며 아이들의 사생활 침해에 대해 우려했다.
이에 아동학대근절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안홍준 의원은 "네트워크 카메라를 설치해도 내 아이를 중심으로만 관찰할 수 있는 기술적 장치가 있어 걱정할 필요 없다"고 답했다.
여당이 4월 임시국회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공무원연금 개혁과 북한인권법 역시 의총 의제였으나 여야 협상 중인 사안으로 활발한 논의는 이뤄지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