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치러진 나이지리아 대선에서 야당 후보가 승리했다고 BBC가 31일 보도했다. 대선에서 야당 후보가 승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굿럭 조너선(57) 현 대통령은 선거 패배를 인정했으며 장군 출신 무하마두 부하리(72)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승리를 축하했다. 부하리가 조너선을 최소 300만 표 차이로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지리아 역사상 현직 대통령이 선거에서 패배한 적이 없어 이번 선거는 큰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굿럭 조너선 대통령은 1999년 군부 독재가 끝난 뒤 계속 집권했으며 경쟁 후보인 부하리 후보는 군부 출신으로 대통령을 한차례 지낸 바 있다.
이번 대선은 나이지리아가 지난 1960년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8번째다.
관측통들은 대체적으로 이번 선거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부정선거 의혹이 불거져 시위와 폭력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 있다.
미국과 영국은 30일 이번 나이지리아 선거 개표 과정에서 정치적 개입 징후가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영국은 선관위의 독립성을 침해함으로써 나이지리아 국민들의 의사를 왜곡시키려는 어떤 시도에도 "매우 우려"한다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필림 해먼드 영국 외무장관이 서명한 이 성명은 "지금까지 선거를 조직적으로 조작하려는 어떤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개표 과정에서 정치적 개입이 있을 수 있다는 여러 가지 징후가 있다"고 말했다.
이 성명은 정오(한국 시간 오후 8시)에 시작될 예정이던 개표 최종 대조 절차가 설명없이 연기되자 나왔다.
이에 조나선의 인민민주당(PDP)는 그런 주장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면서 증거를 요구했다.
앞서 이날 부하리의 대변인인 가르바 셰후는 AP 통신에 야당 측 전국 개표원들이 부하리가 조너선을 물리치고 승리했음을 알렸다고 밝혔다.
셰후 대변인은 "우리가 선거에서 이겼다"면서도 "아직 곤경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다. 정부가 어떤 속임수를 쓸지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나이지리아 대선 투표는 28일 하루로 예정되었으나 부정을 막기 위해 도입된 투표자 생체 카드의 해독기에 문제가 있어 15만 투표소 중 300 곳이 29일까지 투표가 연장됐다.
인구 1억7000만 명인 나이지리아는 산유국으로 아프리카 대륙의 최대 경제국이나 부패가 심하고 정치적 불안이 계속돼 2010년 선거 직후에는 폭동이 일어나 1000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또한 남부는 기독교인, 북부는 무슬림이 주민 대다수를 이루고 있어 남북갈등의 골이 깊으며 북동부의 극단 이슬람주의 보코 하람의 테러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 대선에 나선 조너선은 기독교를, 부하리는 이슬람교를 대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