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장세주(62) 회장의 횡령·배임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해외법인의 사업자금이 총수 일가에게 흘러들어간 구체적인 단서를 잡기 위해 계좌추적 등을 통해 자금흐름 분석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검사 한동훈)는 동국제강이 원자재 수입대금을 부풀리는 방법으로 차액을 미국 등 해외법인에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송금한 정황을 잡고 관련 자금흐름을 분석중인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검찰은 동국제강이 일본, 러시아 등 해외 업체로부터 원자재를 수입하면서 실제 가격보다 부풀린 자재구매대금을 미국법인인 동국인터내셔널(DKI) 등 해외법인 계좌로 송금한 후 일부 금액 결손 처리해 장 회장에게 회삿돈이 유입된 것으로 수사의 무게를 두고 있다.
이런 수법으로 만든 비자금 규모가 110억여원에서 최대 200억원에 달한다는 관측이 검찰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장 회장 일가에서 조세피난처인 파나마, 마셜군도 등에 세운 역외법인을 통해 국외로 송금한 비자금을 은닉·세탁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장 회장 및 일가친척 명의의 국내외 계좌를 비롯해 동국제강과 계열사에 대한 국세청 세무자료, 관세청 외환거래 자료 등을 분석하며 계열사와 해외법인간 수상한 자금거래흐름을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또 동국제강 본사와 계열사, 장 회장 자택 등에서 압수한 자료를 중심으로 해외사업거래 관련 자료와 국내외 결제대금내역, 회계장부 등을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역외탈세,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을 입증할 만한 자료를 찾는데 주력하는 한편, 동국제강 회계·재무, 해외사업 담당 실무직원 6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검찰은 동국제강이 건물관리업체인 페럼인프라, IT계열사인 DK유엔씨 등 관계사를 통해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일으킨 내부거래로 수십억원을 빼돌린 의혹, 당진제철소 건설비 과다계상 의혹, 거액의 수상한 자금이 유입된 홍콩법인 등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확인해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장 회장이 미국법인이 손실 처리한 회삿돈을 넘겨받아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도박자금으로 200만~300만 달러를 쓴 의혹에 대해서도 미국 당국으로부터 넘겨받은 자료를 토대로 따져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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