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들을 비하하는 내용의 음란성 글을 올린 혐의로 기소된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회원이 실형을 확정 선고 받았다. 이번 판결은 법원에서 현재 심리중인 세월호 명예훼손 사건과 관련한 대법원의 첫 판단이어서 주목된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20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일베 회원 정모(29)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세월호 희생자들의 사망 시점이 정씨가 글을 게시하기 전으로 추정된다고 해서 정씨의 행위가 '사자(死者) 명예훼손'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세월호 희생자들이 대부분 '침몰 시점'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더라도 정씨가 글을 올린 시점에는 아직 희생자들의 생존을 전제로 구조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는 점이 참작됐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글의 내용이 감정 또는 추측성 표현에 불과하고 구체적 사실을 적시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정씨 측 주장 역시 배척했다. 또 "원심의 판단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했거나 정보통신망법상 명예의 주체인 사람 및 거짓의 사실 적시 등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었다"고 판시했다.
정씨는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직후인 지난해 4월 17~18일 '일베' 게시판에 3차례에 걸쳐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모욕성 게시물을 올려 희생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정씨가 올린 글에는 세월호 희생자들이 침몰 직전 집단 성교나 자위행위를 했다는 내용을 비롯해 "아리따운 여고생들이 집단 떼죽음했다는 사실이 ×린다" 등 저급한 표현이 포함됐다.
정씨는 재판 과정에서 "글을 최초로 게시했던 4월17일 10시9분께에는 피해자들이 이미 사망했을 개연성이 높다"며 "사자의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뿐 생존한 사람에 대해 적용되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1, 2심 재판부는 정씨에게 모두 징역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앞서 대법원은 세월호 관련 명예훼손 사건 중 스마트폰 2대를 이용해 '자작극'을 벌여 세월호 구조 담당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회사원 김모(31)씨에게 징역1년을 확정 선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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