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미국 최대 장로교단인 미국장로교(PCUSA)가 지난 17일자로 공식적으로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교단이 됐다. 이로 인해 미국 주류 교단들 가운데서 확산되어 가고 있는 동성결혼 허용 흐름에 더욱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시되고 있다.
미국 크리스천헤드라인뉴스는 19일(현지시간) 다른 주류 교단들의 동성결혼에 대한 입장을 소개하면서, PCUSA의 이번 결정이 이들 교단들의 동성결혼에 대한 지지를 더욱 강화하게 될 것이며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교단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PCUSA에 앞서 동성결혼을 허용한 주류 교단으로는 미국성공회(EC)와 연합그리스도교회(UCC)가 있다. 이들은 일찍이 결혼의 정의를 '한 남성과 한 여성 간의 결합'에서 '두 사람 간의 결합'으로 수정했으며, 성직자의 동성결혼 축복 역시 허용하고 있다.
교단 전체가 동성결혼을 인정하지는 않지만 소속 교회들에 결정권을 준 교단도 있다. 미국복음주의루터교회(ELCA)가 대표적으로 이 교단 역시 교인 수 380만 명 가까이에 이르는 미국 주류 교단 중 하나다.
아직까지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주류 교단들 가운데서도 동성결혼을 둘러싼 분열은 진행되고 있다. 연합감리교(UMC)는 2012년 총회에서 동성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동성결혼을 허용해야 한다는 쪽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오는 2016년 총회에서 이 문제가 다시금 주요 안건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보수 성향이 강한 아프리카 총대들의 반대가 강할 것으로 예상되고는 있다.
동성결혼에 가장 보수적인 입장은 견지하고 있는 교단들은 로마 가톨릭 교회나 침례교 교단들과 오순절파나 복음주의 교단들로, 이들 교단들에서는 동성결혼은 물론 동성애자 성직자 임명이나 동성결혼식 축복 역시 금지되어 잇다.
공공종교연구소(PRRI)의 댄 콕스 연구원은 "미국 주류 교단들 사이에서 동성결혼에 대한 입장은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그리고 극적으로 변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에 다르면 2003년에는 주류 개신교단 교인 중 36%만이 동성결혼에 찬성했으나, 2014년 같은 조사에서는 무려 62%가 동성결혼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콕스 연구원은 또한 주류 개신교단 교인들 가운데서도 장로교인들과 감리교인들 사이에서 동성결혼에 찬성하는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2014년 설문조사에서 장로교인들의 69%, 그리고 감리교인의 67%가 동성결혼을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콕스 연구원은 한편, 교단들의 이러한 변화는 교회 내부로부터의 인식 변화보다는 외부의 영향에 따른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교회들이 이 문제를 이끌어가고 있다기보다는 교인들의 생각 변화를 반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