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신문인 <불교닷컴>은 지난 달 23일자 보도에서 '인요한 목사 사욕에 국립공원 훼손'이라는 제하의 보도를 하였다. 내용은 지리산선교사유적지를 근대문화재로 등록하려는 움직임에 대하여, 대한불교조계종 제19교구 본사 화엄사의 성명서를 인용하여 보도한 것이다.
또 다음 날 불교 언론인 <불교신문>도 '인요한 목사 사욕으로 지리산 일대 훼손'이라는 제목으로 같은 내용을 기사로 다루고 있다.
불교계가 자신들의 문화와 유적지를 위해서는 법률도 만들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보수를 한다는 명목으로 해마다 엄청난 재정지원도 받으면서, 기독교의 조그마한 유적지에 대해서는 쌍심지를 켜고 반대하는 모습은 '종교 이기주의'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본다.
그런데 사실을 제대로 보도해야 할 불교 언론들조차 사실을 왜곡하고, 이로 인하여 기독교와 지리산선교사유적지는 물론, 4대가 한국을 섬기는 선교사 후손을 욕되게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에 대하여 불교닷컴은 언론중재위원회의 중재를 받아 들여 3월 16일 "반론보도"를 냈지만, 이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인요한 박사와 지리산기독교선교사유적지보존연합과 한국 기독교가 받게 되었다.
언론은 적어도 종교적 이기심에 편승하여,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보도는 지양(止揚)해야 한다.
지리산 선교사 유적지가 중요한 것은 두 번 말할 필요가 없다. 지리산 노고단과 왕시루봉 선교 유적지는 종교 간의 논쟁이 불필요한, 개화기 인류문화적인 역사 흔적이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양반들이 사용하던 한문을 천한 상민들과 온 국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한글 성경으로 번역한 장소요, 또 번역하면서 한글 문법을 최초로 체계화하고 정리하므로, 한글보급에 지대한 공헌을 한 역사적인 장소이다.
그리고 왕시루봉에는 세계 각국의 선교사들이 1,240미터 고지 위에, 각 나라 건축 양식을 따라 건축을 했으며, 이들이 이국땅에 와서 왜 이러한 높은 산중에서 살아야만 했는지, 현대사의 인류 문화적인 유물이 남겨진 곳이기도 하다.
더구나 이곳은 세계적으로 문화유산을 보존하자는 시민운동인 내셔널 트러스트에서 시민공모전을 통해 보존해야 할, ?소중한 문화 유산상?을 수상한 곳이다. 또 학계와 전문가들에 의해, 충분히 그 가치를 인정받은 곳이기도 하다.
이런 전반적인 보존 가치와 근대문화 유적으로서의 보존노력을 무시하고, 부당한 성명서를 내서 여론을 호도하고, 교수를 목사라고 호칭하여 종교간 갈등의 양상으로 비화시키고, 엄연히 등기부등본이 있는 건물들을 불법 건물처럼 매도하며 철거를 요구하는 것은 만행에 가깝다고 본다. 또한 이를 확인조차 않고, 그대로 받아쓰는 언론도 각성해야 한다.
그리고 궁색하게, 곰들의 보호구역이고 생태계 보존지역이라며 철거를 주장하니, 어이가 없다. 이곳은 불과 150평 남짓의 작은 규모이다. 그렇다면, 전국 방방곡곡 깊은 산속에 위치에 있으면서 수천평씩 차지하고 있는 사찰이나 암자들은 생태계 보존에 필요한 지 묻고 싶다. 이는 지나가는 초등학생도 웃을 일이다.
지리산 선교사 유적지는 우리나라 근?현대사에 지대한 공헌을 한 장소이며, 산 증인이다. 이곳을 보존하는 것은 종교를 떠나, 국민으로서 해야 할 마땅한 도리이다. 이를 반대하거나 반대논리에 따라 왜곡된 여론을 조성하려는 어떠한 태도도, 국민들에게 지탄받을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2015년 3월 19일
한국교회언론회 대표 유만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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