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나날이 강화되어가고 있는 요즘, 교회 내 이러한 저작권 인식은 아직 부재하고 모자란 상황이다. (사)한국교회법학회(회장 서헌제 교수)가 16일 저녁 사랑의교회(담임 오정현 목사)에서 "종교적 저작물과 지식재산권"을 주제로 '제11회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첫 발제자로 나선 손승우 교수(단국대 법대, 학회 이사)는 "종교와 저작권에 관한 논의 - 교회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오늘날 종교 규모가 확대되고 인터넷 발전과 더불어 종교 활동이 활성화되면서 종교 단체에 의한 저작물 사용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 아직 국내 종교단체의 저작권 인식은 미흡해 저작권 침해의 문제가 점차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찬송가 악보를 무단으로 복제하거나 CD 등 저장 매체이 있는 곡들을 담아 무상으로 배포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손 교수는 "종교는 널리 선교를 통해 복음을 전파하는 것을 중요한 사명으로 정하고 있어서 종교 저작물의 이용에 있어서 치외 법권으로 인식되어 왔다"고 설명하고, "최근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사회 전체적으로 지식재산 보호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도 신장되고 있는데 종교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종교 저작권에 대한 국내 연구는 물론 종교단체 내부에서도 관련 기준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지 못한 실정"이라 했다.
다만 손 교수는 종교 저작물이 선교와 포교를 목적으로 하고 있으므로, 일반저작물과 달리 취급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재 국내 종교단체들이 저작물 귀속 등에 관한 기준을 마련하고 있지 않으므로, 해당 종교의 목적에 부합하는 합의된 기준을 스스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면서 "무엇보다도 종교적 양심과 윤리를 수호해야 하는 종교단체가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고 선도적으로 모범을 보일 수 있도록 인식제고를 위한 교육과 자정노력을 적극적으로 전개해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또 손 교수는 "독일이나 미국이 종교적 활동을 지원하고 장려하기 위해 저작권 제한 사유를 특별히 규정한 것은 종교 활동의 특성을 고려한 바람직한 정책"이라 평하고, "아직 그러한 규정을 두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으며, 향후 심도 있는 연구와 논의를 통해 종교단체 저작물 이용에 관한 저작권법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는 연방저작권법 제110조에서 교회의 일정범위 내에서의 저작물 이용에 대한 저작권자의 배타적 권리행사를 제한한다. 그러나 제110조 이외에도 교회의 음악저작물 이용에 적용할 수 있는 면책규정으로 제107조 공정이용을 적용하고 있어서, 폭 넓게 종교 활동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손 교수는 "우리나라는 한미FTA를 통해 일반 공정이용 조항을 도입했으므로 미국의 제110조는 종교적 이용에 대한 면책 조항으로써 훌륭한 입법적 참고가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손승우 교수의 발표 외에도 김인선 기획이사(한국교회저작권협회)가 "교회에서의 찬양곡(CCM) 사용에 따르는 법적 문제"라는 주제로 발표했으며, 논찬 및 토론에는 김경숙 교수(상명대 지적재산권학과)가 수고했다. 행사 전 권면의 말씀과 기도는 김병덕 목사(상현교회)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