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교육 프로그램’ 참가 학생들. ⓒ라이즈업무브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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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첫 수업에서 교수님이 하신 첫 마디가 뭐였는지 아세요? ‘너희들, 아직도 교회 다녀?’ 였습니다. 당시 교수님들은 미국이나 유럽 유학 시절 포스트모더니즘의 세례를 받으셨던 분들이셨지요.”
교수들의 이러한 권유가 없더라도, 대학에 진학하면서 교회와 멀어지는 학생들의 존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교회학교 학생들 중 절반 이상이 고3에서 청년대학부 진급 과정에서 교회를 떠난다는 분석도 나온다.
1분 1초가 아까운 고3 수험생활 중에도 교회를 떠나지 않던 학생들이, ‘대학만 붙으면 더 열심히 신앙생활 하겠다’던 학생들이 정작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20대가 되면서 교회로부터도 ‘자유로워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놓고 그간 중·고교생들의 신앙과 학업, 생활의 균형을 꾀하며 RPS(Riseup Planning School) 교육훈련을 실시해 온 라이즈업무브먼트(대표 이동현 목사)가 나섰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무방비상태에 놓이는 고3 학생들을 위한 ‘수험생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한 것. 이들은 그동안 고등학교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중·고등학생들의 신앙과 학업을 훈련시킬 RPS 멘토 교육에만 힘써왔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조휘용 목사는 “당시 교수님 말씀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고, 교수님과 수업마다 이를 놓고 논쟁을 벌이던 기억도 난다”며 “대학 신입생이 되는 고3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온 후 ‘문화적 충격’으로 교회를 떠나지 않도록 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그때부터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올해 서울 혜화동 종로감리교회에서 처음 시작된 교육 프로그램에서는 기존 멘토 교육과 함께 확고한 신앙의 틀을 잡아주기 위해 ‘구원의 원리’, ‘구속사의 흐름’, ‘크리스천 리더십’ 등을 실시하고 있다.
또 고등학교와는 완전히 다른 대학생활에 효과적으로 적응하기 위한 ‘레포트 쓰는 법’, ‘IT 정보관리 방법’, ‘논술교육’ 등 ‘대학생활 준비교육’도 배우게 된다. 오전 시간에는 학교에서 보내는 것을 감안, 매주 화·목 오후 시간을 이용해 11월 중순부터 5주간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연극 단체관람 등 문화행사를 통해 딱딱해지기 쉬운 프로그램에 활기도 불어넣었다.
프로그램은 중·고교 수업처럼 일방적인 교육이 아니라, 대학 생활을 미리 경험할 수 있도록 강의와 토론 및 활동과제들로 구성했다. RPS 과정인 ‘플래닝과 멘토링 교육’에서는 자신의 삶을 ‘플래닝’함으로써 자신을 개혁하고, 나아가 멘토로써 다른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리더로의 성장을 돕는다.
무엇보다 이들이 퇴폐·향락적인 대학문화에 휩쓸리지 않고 ‘학원 선교사’로서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학원사역 방법’을 훈련시키고 있다.
조 목사는 “사실 수능보다 중요한 기간이 수능 이후인데 대부분 수험생들은 수능 이후 자기절제가 무너져버리고, 공황상태로 무작정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며 “한국교회 차원에서 수능 이후 고3 학생들을 돌봐야 한국교회에 미래가 있지 않겠는가”라고 역설했다.
올해 프로그램이 성공적이었다고 판단한 라이즈업무브먼트 측은 내년부터 참여를 원하는 교회들과 함께 이를 확대 실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