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홍대새교회 전병욱 담임목사 측으로부터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를 당한 피고소인들이 10일 '맞고소' 방침을 천명했다. 또 삼일교회(담임 송태근 목사) 당회는 전병욱 목사에게 지급한 전별금에 대한 반환소송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전병욱 목사 측에 고소당한 피고소인들이 이날 오전 서울시 용산구 청파로 삼일교회에서 '전병욱 목사 측 고소에 대한 입장과 평양노회 규탄 기자회견'을 교회개혁실천연대의 협력으로 개최했다.
피고소인들은 전병욱 목사의 성범죄를 다룬 서적 '숨바꼭질' 저자를 비롯해 네이버 카페 운영과 삼일교회 당회 발표와 언론 인터뷰에 관련된 이들이다. 이들은 전병욱 목사 측이 명예훼손 등으로 '대리고소'를 했다며 사건의 직접 당사자인 전병욱 목사 본인이 아니라, 측근 내지 관계자로 보이는 이들이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전병욱 목사 측 고소에 대한 향후 활동계획을 밝히며 우선 "전병욱 목사 측의 대리고소는 비단 고소당한 몇몇 사람들에 대한 고소만이 아니며, 이는 피해자들에게 또 한 번의 피해를 입히는 행위며 거룩함을 지향하는 한국교회에 대한 패역한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전 목사 측이 대리자를 내세워 세상 법정에 고소한 이상 우리는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고, 기소될 경우 모든 재판에도 최선을 다해 임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 고소 자체가 당사자가 아닌 대리고소인 점, 내용적으로도 명예훼손과 모욕 운운할 것이 아니라는 점 등의 이유로 기각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러나 설령 명예훼손, 모욕 등으로 고소한 글이 법적 논리에 의해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등으로 유죄 판결이 나더라도 우리는 우리가 쓴 글과 행동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고소는 한국교회 전체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하는 행위"라며 "'나도 고소하라! 캠페인'을 전개하겠다"고 전했다.
'나도 고소하라! 캠페인'은 전병욱 목사 측이 성범죄에 대해 피해자와 한국교회에 진실하게 사과하고 정당하게 징계를 받으라는 주장에 동의하는 모든 기독인들이 함께 피고소인이 되어 동참하는 운동을 말한다.
웹페이지 '나도 고소하라!'가 개설됐고 동참을 원하는 이들의 서명과 후원을 통해 서명은 법정에서 증거로 제출되고 모인 재정은 1차로 고소·재판 관련 비용으로 사용되고 2차로 '기독교 성평등과 성범죄 상담소'(가칭) 설립을 위해 사용된다.
이날 피고소인들은 아울러 '맞고소' 전개 의사를 밝히며 "우리는 전병욱 목사 측이 평양노회 재판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사회법정에 고소했다고 의심한다. 따라서 앞으로 진행될 장로교 합동총회 재판 등이 흐지부지 되면 사회법정 고소도 슬그머니 취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재판 과정에서 진실이 알려지고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것을 불편하게 생각할 것이기 깨문이다. 때문에 우리는 재판이 유야무야 되지 않도록 전병욱 목사 측에 대한 명예훼손, 무고 등 맞고소할 수 있는 것들을 법적으로 적극 검토해 가능한 것은 모두 행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더불어 이들은 삼일교회 당회를 통해 전병욱 목사에 대한 전별금 반환소송이 전개된다고 밝혔다.
피고소인들은 "전병욱 목사는 2010년 12월 사임할 때 삼일교회로부터 13억4500만 원을 받아갔다. 이 재정에는 17년간 재직한 퇴직금 1억1천만 원, 주택 구입지 10억 원, 목회 중단에 따른 생활비 1억 3천만 원, 성중독 치료비 1억원이 포함됐다. 이것들 중에 생활비는 전병욱 목사 본인이 2년 동안 수도권에서 개척을 하지 않겠다며 생활비 보조를 요청해 지급한 것이다. 그럼에도 전병욱 목사는 피해자들에게 진실하게 사죄하지도 배상하지도 않고 이런 모든 약속을 어기고 2012년 5월 홍대새교회를 설립했다. 더구나 이런 내용을 발표한 삼일교회 장로를 허위 사실로 고소까지 했다. 이에 삼일교회 당회는 전병욱 목사에게 지급한 재정 중 퇴직금을 제외한 12억3500만 원에 대해 반환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지난 5일 전병욱 목사에게 반환을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피고인들은 '전명욱 목사 측 대리고소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성명을 발표하며 "대리고소한 것은 하나님과 사람 앞에 부끄러운 일이다. 전병욱 목사의 이런 태도는 성범죄 사실이 알려진 2010년 초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고 일관된 태도다. 그는 자신의 행도에 스스로 책임을 지고 전면에 나서지 않고 항상 부목사 등 측근이나 지인, 변호인, 교인 등에 숨어 자신을 합리화하고 책임을 전가시켜왔다. 이런 태도는 목회자 이전에 기독교인으로서 비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전병욱 목사는 더 이상 교회와 교인들 뒤에 숨어서 숨바꼭질을 해서는 안 된다. 설교를 통해 누구보다 정직과 야성을 강조하던 목사, 한국교회 차세대 지도자로 추앙받던 목사가 비겁하고 비굴하게 거짓을 일삼는 자로 전락한 것은 부패한 한국교회에 대한 하나님의 엄중한 메시지"라며 "한국교회에 양식있는 목회자와 신자들은 전병욱 목사 성범죄를 바르게 치리함으로 교회내 성윤리에 경종을 울리고 한국교회 거룩성이 회복되는 계기가 되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