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10일 열린 국회 정무위의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은 금융 정책에 대한 소신과 역량을 검증하는데 집중했고,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위장전입과 다운계약서 작성 등을 언급하며 도덕성 검증에 주력했다.
특히 이날 청문회에서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가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새누리당 이운룡 의원은 "금융위원회는 가계부채가 '관리할 만한 수준'이라고 평가하는데 안이한 자세에 머무는 것 같다"며 "가계부채를 관리하는 금융위의 입장에서는 이런 자세를 취하면 자칫 금융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대출 총량을 줄일 필요성이 있다"며 "경기 침체나 급격한 금리인상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전환하는 '미봉책' 갖고는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이재영 의원 역시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생각하며 시장이 붕괴하면 걷잡을 수 없다"며 "정책은 타이밍이 아주 중요한 데 금융당국이 가계부채에 대해 안이한 시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임 후보자는 "최근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있지만 아직 시스템 리스크에 이를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라며 "취임하면 경제부총리나 한국은행 총재에게 '공동 협의체'를 만들어 대응책을 마련해 보자고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환 의원은 핀테크 활성화에 대해 "IT(정보기술)는 세계 제일로 가는데 금융은 낙후됐다"며 "전향적인 태도를 갖지 못하면 금융 전체가 망가지는 일이 벌어진다"고 강조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하나·외환은행 합병과 우리은행 민영화 등 금융계 현안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 한명숙 의원은 "2012년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당시 '외환은행의 5년 독립 경영'을 보장한다는 내용의 2·17 합의서의 유효성이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새누리당 박대동 의원은 "노사 합의는 존중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여러 상황이 변화하고, 여건이 나빠졌다는 것 역시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김정훈 의원은 "공적자금 회수한다고 (우리금융지주의) 온 팔다리를 다 잘라버리고 제일 큰 몸통(우리은행)은 매각에는 실패했다"며 "지금 우리은행의 주가도 2007년 2만5000원대에서 지금은 9240원으로 떨어져 이런 식으로 매각하면 업무상 배임"이라고 지적했다.
임 후보자는 "하나·외환은행 통합은 노사간 합의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며 "우리은행은 신속하게 매각해 공적자금을 회수해야 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임 후보자의 위장전입 및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에 대해 추궁했다. 임 후보자는 2004년 서울 여의도 소재 아파트를 실제로 6억7000만원에 매입하면서, 2억원에 신고해 약 2700만원의 세금을 줄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학영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국무위원이 되려면 위장전입, 다운계약서, 세금 탈루는 필수조건이 됐다"며 "임 후보자도 예외는 아니다. 본인 스스로 되돌아보고 사퇴할 의향이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기식 의원은 "다운계약서 작성으로 2700만원의 세금을 줄였는데 이것은 신고상 관행의 문제 아니라 탈세 규모로 보면 적극적인 탈세행위"라고 따졌다.
그는 "1985년 12월 배우자 명의의 반포동 아파트에 거주하면서도 강남구 서초동(현 서초구 서초동)의 한 주택으로 주소를 옮긴 바 있다"며 "투기목적의 위장 전입이었으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다시 주소지를 옮긴 경우"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임 후보자는 임종룡 후보자는 주소지 이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투기 목적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에 대해서는 "당시 관행에 따라 부동산중개사에게 의뢰했는데, 철저히 챙기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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