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설 연휴를 쇠고 돌아온 정치권의 핵심 쟁점으로 '경제'가 급부상하고 있다. 여기에는 4·29 보궐선거를 두 달 앞두고 '서민경제 살리기' 적임자를 자처하면서 서민 표심을 잡아보려는 경쟁 심리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설 연휴 기간 지역구에서 이념 대결이나 정치적 이전투구에 대한 싸늘한 시선을 체감하고 "먹고 살 수 있게 해달라"는 국민의 현실적 요구를 뼈저리게 접했기 때문.
여야 모두 '경제'를 2월 임시국회의 핵심 어젠다로 설정했다. 여당은 경제활성화 법안을 반드시 처리할 것을 다짐했고 야당 또한 선명성 경쟁이 아닌 경제정당 도약을 선언하며 경기에 민감해하는 민심 잡기에 나섰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은 아직 통과되지 못하고 남아있는 경제활성화법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 서민 경기를 조속히 활성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제2기 내각이 들어서게 되는 만큼 심기일전의 각오로 올해 주요 국정 목표와 개혁과제를 차근차근 마무리해 서민의 삶을 책임지는 정책 여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설 민심의 풍향계는 역시 경제 살리기를 가리켰고, 여기저기에서 설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면서 특히 정치권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컸다"면서 "침체한 경기를 살리고 팍팍해진 서민 살림살이가 나아지게 해달라는 설 민심에 (부합하고자) 우리 새누리당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경제활성화법 30개 중에서 19개는 이미 처리됐고, 11개가 남아있다"면서 "야당이 반대하는 부분은 수정·보완을 해서라도 처리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해달라고 정무위, 기획재정위,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보건복지위 등에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무엇보다 친노(친노무현) 지도부의 등장으로 '선명성'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했던 새정치민주연합의 파격적 변화가 주목된다. 새정치연합은 '유능한 경제정당'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민생경제 살리기를 당의 제1 목표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실용적인 정책정당, 수권 가능성을 보이는 '대안정당'의 면모를 보이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도대체 먹고 살기가 어렵고 앞으로 나아질 희망이 안 보인다는 것이 민심이었다"면서 "복지는 물론 경제에도 유능한 정당이 되는 게 우리 당이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와 무능을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안까지 제시하는 유능한 경제정당의 면모를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도 "국민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꽃샘추위보다 차가웠다. 우리 당은 비난을 위한 비난이 아닌 대안을 갖고 비판하며 민생경제를 살리는 데 노력하겠다"면서 "국민이 경제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경제정당으로서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여권에서 사활을 걸고 추진 중인 경제활성화법안 처리를 놓고 여야가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야당은 의료법 개정안과 서비스산업선진화법 제정안 등을 '반민생법'으로 규정하고 저지 방침을 밝힌 상태여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