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김경원 목사)는 지난 13일 오후 숭실대 한경직기념관 김덕윤 예배실에서 '평화통일과 한국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대화마당을 개최했다. 이날 패널로 초청된 전 외교통상부 장관 윤영관 서울대 교수(한반도평화연구원 이사)는 정치적인 통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사람과 사람간 통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영관 교수는 앞서 강연한 류길재 장관도 공감과 연대라는 얘기를 하셨는데 굉장히 중요한 얘기라며 "통일이 되었다 하더라도 북한 주민들과 남한 주민들간에 완전히 물과 기름처럼 따로 논다면 그건 희망이 없다. 남북한 간에 사람과 사람간에 통합이 이루어지려면 먼저는 남쪽 안에서 다양한 정파들간에 집단들간에 좌우간에 진보와 보수간에 공감과 연대가 있어야 한다. 공감과 연대를 이루려면 사람을 앞세우는 길밖에 없다"며 "북한에 대한 대북전략의 핵심이 사람 위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목표가 정말로 북한 주민들을 살리는 인간답게 살도록 하는 대북정책이라고 할때 좌도 우도 품어안을 수 있게 된다"며 "사람이 뒤로 사라지니 서로 싸우기에 여념이 없는 것이고 진보나 보수냐 좌냐 우냐 싸우는 것도 본질은 없어지고 2, 3차적인 것을 가지고 싸우는 데 여념이 없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사람을 사랑해야 한다는 기본 사상은 기독교의 이웃사랑에 있다고 본다며 거기에 기반한 대북정책을 추진한다면 자연스럽게 북한 사람들에 대한 정책으로 바뀔 것이다며 그렇게 되면 정권 간에도 때로는 대담하게 한발짝 양보할 수도 있고 길게 보고 남북통합을 추구할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그는 "대북정책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고 남쪽 내에서도 경제체제의 문제나 우리의 삶의 문제에 있어서도 갈수록 사람이라는 가치를 회복하는 문제가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통일이 됐는데 잘 살고 권력있는 남쪽 사람들이 북쪽 사람들에 대해 이른바 갑질을 한다면 통일이 오래 가겠느냐는 것이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윤 교수는 "정말 통일을 국가의 목표로 세우고자 한국 정부가 북한과 어떻게 해서든 교류 협력의 장을 열고 남과 북의 민간과 민간들간도 얽히고 설켜서 통합에 대한 구심력이 강화되는 노력을 지금서부터 기울여야 할 것이다"고 제안했다.
또한 "남한에 2만7천명의 탈북 주민들이 살고 있는데 한국 정부가 체계적으로 이 사람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정책을 제대로 펼치는지 의심스럽다. 이들에게 무조건 돈을 줘서 도우라는 얘기가 아니라 새로운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에서 제대로 자립할 수 있도록 알려주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그것이 제대로 돼가고 있느냐 생각해보면 아직은 통일 준비가 안됐다는 그런 느낌 많이 든다"며 "이는 정부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에도 중대하고 시급한 과제라고 본다"고 했다.
그는 "탈북민들이 문제 없이 적응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지원책을 강구하고 실천해야지 그것이 안된 상태에서 앞으로 2500만명 북한 주민을 접하고 대책이 없다 하면 그런 통일을 어떻게 감당하겠나" 우려했다.
또한 패널토의에 참여한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담임)는 "통일의 주인은 남북한 국민이다. 두 장관님들의 얘기를 들어보니통일의 시작도 열매도 사람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통일운동을 해왔던 입장에서 참 고맙고 여기까지 일으켜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다. 에벤에셀의 하나님이시다. 사실 그것이 본격적으로 남북통일을 논의하는 시작이라고 보면 된다. 교회가 무엇을 할것인가에 대해서도 여기 관점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