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서울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등 세입자들이 직장이나 자녀의 학업 등을 이유로 기존 생활권에 머물기를 희망하면서 다세대·다가구주택에까지 전세난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은 13일 올해 1월 서울 다세대·다가구 전월세 거래량은 총 1만8213가구로 집계됐다며 업체가 조사를 시작한 2011년이후 가장 높은 1월 거래량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4년도 한해 거래량도 총 26만7660건으로 2013년 24만1820건에 비해 10.68% 상승했다.
특히 이같은 비(非)아파트 거래량은 강동구 등 재건축 이주 움직임이 본격화된 지역에서 눈에 띄게 증가했다. 강동구 거래량은 전년 대비 29.7% 증가해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강동구 일대는 ▲상일동 고덕주공 4단지(410가구) ▲고덕동 고덕주공2단지(2771가구) ▲명일동 삼익그린1차(2400가구) 등 총 5581가구의 재건축 이주가 몰려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주공4단지 이주는 거의 마무리됐지만 2월과 3월 이주를 시작하는 삼익그린1차와 주공2단지 세입자들이 계약을 서두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세난으로 아파트 전세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다세대·다가구주택에 세입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1월 한달 간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부동산 114 시세 기준으로 1.06% 올라 최근 10년래 가장 높았다. 전세가율도 지난해 12월 70%를 넘어서 199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이주를 앞둔 재건축 단지 세입자들은 추가적인 목돈없이 학군이나 직장 등 기존과 같은 생활권역에서 생활하기 위해 아파트 거주를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아파트는 건물이 노후해 통상 주변 시세에 비해 전세가격이 저렴하다. 3월 이주를 앞둔 개포주공 3단지 41㎡의 전세값은 약 7500만원으로 인근 시세의 4분의 1 수준이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팀장은 "가족 단위 세입자가 많은 아파트의 경우 본인의 직장이나 자녀의 학교 등 그 일대에 거주해야 이유가 비교적 명확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기보다 기존 지역에 머무르려는 경향이 있다"며 "재건축 아파트는 주변 시세에 비해 전세금이 저렴하기 때문에 주거비용을 추가로 확보하지 못한 이들은 일대 다세대 등으로 이전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다세대·다가구 전월세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세입자들의 주거환경이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건축 이후 재입주하게 되는 자가소유자들과는 달리 재건축아파트 세입자들은 다세대·다가구주택으로 아예 편입되는 것이어서 인프라 부족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