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를 비롯한 진보성향 기독교계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토론회를 열고, "집회 및 시위에 대한 무분별한 벌금집행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토론회는 이영욱 선생(섬돌향린교회 교우)와 임보라 목사(섬돌향린교회 담임)의 사례발표에 이어 박주민 변호사와 최헌국 목사(예수살기 대외협력위원장) 및 김진모 전도사(한신대 신학과)가 발표를 진행했다.
최헌국 목사는 "어느 시기부터 부당한 권력에 대한 시민들의 저항에 대해 '벌금 폭탄'이 내려지고 있다. 특히 이명박 정부 이후 소위 '법질서'를 강조하고 무관용주의(위법 사항이 크지 않아도 끝까지 추적, 소환하겠다는 방침)를 내세우는 정책을 고수하면서 불법채증에 의한 무차별적으로 소환·연행·기소하는 것이 반복되고 있다. 벌금남발의 약식기소가 자행되고 정식재판에 있어서도 헌법에 보장된 집시법의 자유성은 인정치 않고 있다. 실정법에 의거한 위법사항이 인정되면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벌금형에 처하고 있다"며 정부와 경찰을 비판했다.
최 목사는 "이같은 벌금폭탄의 남발은 사회적 갈등이나 국책사업 등을 둘러싼 문제를 비판하는 시민들의 기본권(집회시위의 자유)을 위축시키려는 의도의 탄압"이라며 "법적용에 있어서도 집시법의 위헌논란 이후 낮은 벌금의 집시법과 도로교통법으로의 적용이 아닌 일반교통방해죄를 적용해 벌금폭탄으로 기본권을 탄압하고 있다. 또 기본권 제한에 항의하는 것에 대해선 공무집행방해죄를 뒤집어 씌어 벌금을 남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최 목사는 이러한 정부에 대항하기 위해 '기본권 침해와 벌금폭탄에 대한 기독교 대책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진모 전도사는 "이미 기독인 세력은 비록 일부이지만 정권에 의해 감지된 저항세력임이 분명하다"며 "때문에 우리의 이후 행동은 '반정권 투쟁'이라는 맥락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도사는 "지금 현재 우리의 대안은 벌금탄압이라는 현재의 상황에만 함몰돼 이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전부터 이어져 오던 투쟁의 맥락에서 더 조직적이고 강하게 행동해야 한다"며 "정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우리를 탄압하지만, 우리 역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진실을 밝히는 행동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경 투쟁 입장을 밝혔다.
이후 토론회 참석자들은 성명을 통해 "최근 합법적이고 평화적인 시위마저도 무분별하게 불법집회로 낙인 찍혀 참가자들이 연행 및 기소, 벌금형에 처하는 상황을 목도하게 된다"며 "이러한 정부의 모습은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며 집시법의 기본 취지와도 크게 벗어자는 일"이라고 거듭 정부와 경찰을 비판했다.
이어 "경찰은 이러한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집회 및 시위를 불법집회로 간주해 공권력을 투입하고 탄압해 집회의 권리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더 나아가 경찰은 집회 참석자들에 대한 불법 증거수집과 무분별한 언행을 일삼고 있으며, 검찰 또한 기소권 남용과 벌금형 남발로 집회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일례로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를 위한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기소 및 형량에 관한 지표를 보면 2013년 12월까지 연행된 사람의 수가 649명에 이르고 이중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사람들은 589명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특히 기소된 이들에게 부과된 벌금 총액 3억원은 사법부에 의한 형벌 만능주의가 도를 넘었음을 보여주는 한 예"라고 전했다.
참석자들은 "우리는 이러한 초헌법적이며 탈법적인 상황이 지속적으로 점증하는 사태를 주시하며 ▲평화적 집회에 대한 탄압을 중단할 것 ▲무분별한 벌금을 즉각 중단할 것 ▲집회 및 시위 현장에서 악용될 소지가 있는 추상적인 현행 집시법의 불합리한 부분을 개정할 것 등을 요구했다.
참석자들은 끝으로 "우리는 우리 사회의 공권력에 의해 자행되는 무분별한 벌금형 집행 피해자들의 억울한 상황이 개선되고 집회결사 및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믿음의 형제들과 함께 연대해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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