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한국교육방송(EBS)이 11일 국내 지상파 TV로는 처음으로 '다채널 방송(MMS)' 시대를 연다.
다채널 방송은 기존 방송 주파수 대역을 디지털 압축 기술로 분할해 여러 개 채널로 서비스하는 것을 뜻한다.
EBS는 지상파 다채널 방송 서비스를 계기로 교육 전문 방송사로서 입지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BS는 기존 EBS 1TV의 10-1번 채널 외에 EBS 2TV의 10-2번 채널도 함께 운영한다. 방송 채널이 늘어나면 리모콘을 돌리는 시청자의 눈길을 끌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진다. EBS로서는 방송사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될 수 있다.
그동안 EBS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방송 위주의 프로그램 편성으로 시청자의 폭넓은 관심을 받기 어려웠다. 여기에다 케이블TV, 인터넷TV(IPTV) 같은 유료방송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면서 위기감도 팽배한 상황이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무료로 볼 수 있는 지상파 채널이 늘어났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EBS 2TV는 오전 6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무료로 방송된다. 시청자 선택권이 KBS 1TV·2TV, SBS, MBC, EBS 1TV·2TV로 확대되는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교육 콘텐츠가 확대되면 사교육비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해 12월 EBS의 지상파 다채널 방송 서비스 도입을 허용했다.
반면 일각에선 지상파 다채널 방송이 확대되면 방송광고의 지상파 쏠림 현상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방통위는 EBS 2TV 방송광고 범위를 공익광고로 제한했다. 하지만 향후 지상파 다채널 방송이 확대되면 상업광고 규제의 빗장이 풀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적잖다. 지상파에서 방송 콘텐츠의 질을 높이려면 상업광고를 허용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 수 있다는 것. 사람이 몰리는 곳에 돈이 몰리듯 지상파 다채널 방송 시청률이 높아지면 상업광고가 자연스럽게 따라 붙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지상파 다채널 방송의 질적 수준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송 업계에 따르면 2006년 이전에 출시된 TV를 보유한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고화질(HD) 방송을 시청하기 어렵다. 방송의 화질에 영향을 미치는 디지털 압축 효율이 스마트TV, 3D TV 등 최근 출시된 TV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이다. 디지털 압축 효율이 떨어지면 주파수 대역을 많이 차지하게 되고 HD 채널을 추가하기 어려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