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슬람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억류한 요르단 조종사를 불에 태워 살해한 영상을 3일(현지시간) 공개하면서 요르단은 물론 전세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CNN과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IS가 공식 웹사이트 알푸르칸을 통해 공개한 22분짜리 영상에는 요르단 조종사 마즈 알 카사스베(26) 중위가 불길에 휩싸여 사망하는 장면이 촬영됐다.
요르단 조종사 알 카사스베 중위는 지난해 12월 시리아 라카 인근에서 F-16 전투기가 추락하면서 IS에 붙잡혔다. 그는 미국 주도 연합공격을 펼치다 생포된 첫번째 조종사이다.
앞서 요르단 정부는 IS의 요구에 따라 알카에다 죄수 사지다 알 리샤위와 카사스베를 교환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먼저 카사스베의 생존 증거를 요구했다. 알 리샤위는 지난 2005년 60명을 숨지게 한 호텔 테러 공격 개입 혐의로 기소돼 사형을 선고받았다.
요르단 정부는 알카사스베 중위가 살아 있다는 증거를 확인해야만 알리샤위를 넘겨주겠다고 제안했으나 IS는 지난 1일 고토 씨를 참수한 영상을 공개했다.
당시 요르단 정부는 IS의 고토 씨 참수를 강력히 비난하고 알카사스베 중위를 구출하기 위해 모든 조처를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고토 씨와 함께 이미 살해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날 영상이 공개되자 요르단 당국은 응징을 공언하고 나선 가운데 시민도 거리로 뛰쳐나와 조종사의 희생을 애도하고 복수를 다짐했다.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은 이날 살해 소식을 듣고 미국 방문을 중단하고 귀국, 알 카사스베 중위의 피살을 규탄하면서 "그는 그의 신앙과 국가를 지키려다 목숨을 잃은 것"이라고 말했다. 국왕은 "요르단의 아들딸이 다 함께 일어나 단합되고 결단에 찬 요르단인의 패기를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백악관은 IS가 공개한 영상을 인지하고 있으며 정보 당국이 영상의 진위 여부를 확인 중에 있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영상 속 살해된 남성이 알카사스베로 확인될 경우 IS의 사악함(viciousness)과 야만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