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총회장 황용대 목사)는 지난달 31일 국방부와 해군이 제주 강정마을 내 군관사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농성장을 강제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강행한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기장은 3일 성명을 통해 "우리는 성서의 가르침을 따라 제주 해군기지 건설 계획이 원천적으로 하나님이 창조하신 생태계를 파괴하며, '평화의 섬' 제주도가 동북아의 군사 분쟁지역이 될 위험을 자초하는 반 신앙, 반 생명, 반 평화적인 행위로 규정하며 지속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해 왔다"며 "특별히 올해가 제주를 '세계 평화의 섬'으로 공식 지정한 지 10년이 되는 해임에도 불구하고, 해군기지 및 군관사 건설로 인해 제주 강정마을이 여전히 갈등과 분쟁으로 고통받고 있음에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기장은 주민의 반대에도 군관사 건립을 강행하는 국방부와 해군을 규탄하며, 즉각 공사 중단을 요청했다.
기장은 "제주 해군기지 건설은 하나님의 아름다운 창조세계를 파괴할 뿐 만 아니라, 제주를 평화의 땅이 아닌 전쟁의 촉발 거점으로 만들었으며, 건설과정 속에서 주민의 합의없이 일방적으로 강제 집행함으로써 지역주민들의 갈등과 깊은 상처를 유발하고 말았다"면서 "우리는 이번 해군 관사 건설 과정에서 또다시 주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관사 건립을 강행하고 있는 국방부와 해군을 강력하게 규탄하며, 군관사 건설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또한 우리는 용산참사와 밀양송전탑 등의 사태에서 이미 공권력의 무자비한 행정집행이 얼마나 큰 참사를 유발하였는지 경험했다"며 "이번 행정대집행에서 대규모 공권력을 동원하여 주민과 활동가를 사지로 내몰고 부상자를 속출하게 하는 등 농성장과 차량을 강제 철거를 강행한 데 대해 분명히 사죄하고, 주민과 대화와 소통의 장을 마련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제주도가 평화의 섬으로 실현되고, 이 땅에 하나님의 평화가 이루어지기까지 기도와 실천, 연대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국방부와 해군은 주민의 동의없이 강행하고 있는 군관사 건설 공사를 즉각 중단할 것 ▲제주지방경찰청은 철거 용역을 동원하여 생명을 짓밟은 폭력적 탄압을 강행한 것을 사과하고 관련자를 처벌하며, 마을회장을 비롯한 연행자를 즉각 석방할 것 ▲원희룡 제주지사는 하루속히 문제해결을 위한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제주 해군기지 건설로 상처받은 강정마을 주민들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 ▲박근혜 정부는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는 제주 전쟁기지 건설계획을 중단하고, 제주를 생명과 평화의 섬으로 보존하는데 앞장설 것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