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3일 박근혜 대통령의 '증세없는 복지' 공약에 대해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며 정치인이 그러한 말로 국민을 속이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지적하며 고위 당-정-청 수시 회의를 통한 국정 현안을 풀어나갈 것을 밝혔다.
김 대표는 우선 정치권의 인기영합주의 즉 포퓰리즘으로 재정 악화에 이르른 그리스와 아르헨티나를 거론했다.
김 대표는 "국민 권리로서 복지라는 혜택을 누리려면, 국민 의무인 납세라는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하겠다"면서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다면 당장 표를 잃더라도 추진하는 '인기 없는 정당', 국민 삶을 개선하는 데 도움된다면 '야당에 지는 정당'이 되는 길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1년 이후 무상 복지 광풍이 몰아쳤다. 정치권이 무상보육, 무상급식, 반값 등록금 등을 들고 나올 때 많은 국민이 표를 몰아줬다"면서 "그러나 나라가 아이 교육과 부모 공양을 책임진다는 공약에 박수를 쳤을 뿐 그 돈을 누가 내는지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는 현재 살림살이가 갈수록 나빠지는 현실에 직면해있다. 세수결손현황을 보면 지난해 11조1000억원이 예상보다 덜 걷혔다"며 "세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국가 재정건전성을 지키려면 허리띠를 졸라매고 지출을 줄이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증세에 대해 김 대표는 "증세는 이 결과를 토대로 더 나은 대안을 찾을 수 없을 때 국민의 뜻을 물어보고 추진해야 할 일"이라며 증세는 최종수단이 돼야 함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또 국가적 위기 극복을 위해 청와대, 정부, 국회가 역동적인 '국정운영의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정·청 관계에 대해 "대한민국이 성공하려면 박근혜 정부가 성공해야 한다. 우리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와 공동운명체"라며 "대통령과 새누리당 대표 간 정례회동을 통해 소통을 강화하고 당이 주도해서 고위 당·정·청 회의를 수시로 열어 국정 현안을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풀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와 공동운명체"라면서 "당이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대통령의 어려움을 돕겠다"고 밝혔다.
건강보험료 개편 논란 등 혼선을 빚은 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위기의 종이 울리는데 앞장서지 않거나 충분한 고민 없이 정책을 쏟아내고 '조변석개'하는 행태를 보여서는 절대 안 된다"며 쓴소리를 냈다. 공무원연금 개혁과 일자리 문제 해결 등 국가적 개혁 과제에 대해 "위기 극복을 위한 총체적인 개혁 작업이 지지부진한 실정"이라며 "국가위기를 돌파하는 데에 절실히 필요한 정부와 정치권 등의 리더십이 부족하다"고 반성했다.
노동시장 문제에 대해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상생을 강조하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꾸라는 목소리는 높지만 정작 정규직의 과보호현상이 해소되지 않으면 문제는 풀리지 않는 게 냉엄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