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나비공장(NABIGONGJANG), 날개를 단 한 아이가 날고 있는 그림이 가운데 새겨지고 위에는 한글로, 밑에는 영어로 '나비공장'이라고 새겨진 도장을 찍어 놓은 것 같은 로고가 나비공장 웹사이트를 들어가 처음 만나는 장면이다. 그 로고를 클릭하면 '한 아이', '노마드', '커뮤니티'라는 컨텐츠가 나온다.
<한 아이>는 찬양사역자 김도현의 찬양곡, 말씀 묵상, 포토에세이 형식의 모노로그, <노마드>는 보컬 트레이너 앨범 프로듀서인 김종철의 여행 사진이나 동영상, 여행에서 찍은 포토 에세이, 그의 요리담(談), <커뮤니티>는 나비공장의 여러 수업들과 행사들 소식을 올려 놓는 게시판이다.
이 곳은 '나비공장'의 사역과 함께 주님 안에서의 사역자 개인의 소소한 이야기까지도 편안하게 건네지는 곳이다. 주인장의 사연에 반응하는 '착한' 때로는 '재치 있는' 죽 달린 댓글들을 읽는 것만으로도 함께 행복해지는 그런 곳이다. 또한 '한 아이' 김도현 씨와 '노마드' 김종철 씨가 직접 만든 수준급의 요리 사진 등은 보기만 해도 행복하다.
나비공장은 2011년 시작된 '문화예술공동체'다. 김종철 나비공장 대표는 "처음에는 작업실 개념이었다"고 했다. 29일 진행된 인터뷰는 찬양사역자 김도현 씨가 미국서 사역 중이라 이날은 나비공장 김종철 대표와의 인터뷰로 진행됐다.
김종철 대표는 "이것보다 더 조그만 공간에서 시작하려고 했는데 창밖으로 놀이터가 보이고 하는 것이 너무 좋아서 여기를 얻었다. 공간을 완전 다 바꿨는데 공간이 너무 예쁘게 만들어졌다"고 했다. 거기에 나비공장은 앤틱 오디오 LP 턴테이블, 엔틱 다이얼 전화기,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꾸며져 구경할 예쁘고 특이한 것들도 많은 곳이다. 김 대표는 "제가 보기보다 아기자기한 면이 있다"며 "그래서 그런지 나비공장은 여자분들이 많이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들어준 분이 카페처럼 바(Bar)도 만들어주고 저희 둘다 커피를 좋아해서 카페를 열기로 했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번 카페를 열었고, 일주일에 한번이니 '7분의 1 Day 카페'라고 했다. 이 카페는 메뉴는 있는데 가격은 없는 카페다. 마음껏 먹고 돈은 내고 싶은만큼 내는 것이다"고 했다.
그런데 아쉽게도 '7분의 1 Day 카페'는 작년 11월 10일을 끝으로 문을 닫았다. 김 대표는 "그 마인드는 좋았는데 그러다보니 매너 없는 분도 많고 좀 의도치 않게 뭔가 도모하고 이런 분들을 만나다 보니 처음 취지와 달라졌다. 우리는 그냥 사람들 오면 차나 커피도 좋은 것을 써서 성의껏 접대하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는데...그래서 불편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일에 관심있는 것이 아니라 나비공장의 화려함을 보고 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드니까 계속 열어야 하나 많이 망설여졌다"고 했다.
그러나 좋은 친구들을 얻기도 했다. 김 대표는 "전 국가대표 역도선수 장미란씨가 우연찮게 공지를 보고 들리게 되서 지금도 친하게 지낸다. 이렇게 저희가 하는 사역들을 응원하는 분도 만나고 좋은 순간들도 정말 많았지만 저희가 집중해야 하는 부분보다 집중해야 되지 않은 부분에 신경을 너무 많이 소모해야 해서 한 달에 한번으로 줄였다. 4년을 그렇게 했는데 마지막에는 하나님의 일에 집중하려면 안 되겠다 싶어서 문을 닫았는데 마음으로 되게 아쉽더라"고 말했다.
나비공장에서 진행된 찬양 사역자들의 '공연'도 비슷하다. 김 대표는 "무대를 만들어주시기는 했지만 공연을 해야지 했던 것은 아니다. 저희가 조준모 교수님과 친한데 어느날 오셔서 얘기하다가 '소리 좋다. 노래하면 너무 좋겠다'고 하셔서 처음 공연을 한 것이다. 그때 분위기도 좋고 호응도 좋았다. 그게 시작이 돼서 공연을 한달에 한번씩 해보자 해서 조준모, 송정미, 함부영, 전은주 씨가 공연을 하게 됐다. 강명식씨 쇼케이스도 여기서 했었고 찬송가 밴드, 인디밴드 옥상달빛, 동네빵집 이런 친구들도 공연을 했다. '동네빵집'은 멤버들이 다 기독교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는 음악회를 보러 오는 사람, 팬들이 오는 것이라 집중도가 높고 호응이 너무 좋다고 CCM 사역자님들이 얘기들을 한다. 또 나무로 만든 공간이고 저도 음향을 전공해서 소리도 나쁜 편이 아니다"며 덧붙여 "유명한 사람, 알려지지 않은 사람 공연을 잘 섞어서 공연을 기획한다. 선배들 모셔 음악회를 했을 때 '잊혀져 간다는 생각 했는데 힘이 난다'고 얘기해주면 그럴 때 제일 보람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럴 쯤에 윗층 악기 연습실에서 소음이 많아서 힘들어한다고 해서 고민을 하다가 우리와 같이 성경공부를 하는 김우현 감독님이 공간을 크게 얻어서 말씀 나누자고 해서 셋이서 얻어서 거기서 공연한달에 한번 공연도 하고 성경공부도 하고 있다"고 했다. 그곳 이름은 '버드나무 아래'다.
2월 공연은 28일에 처음으로 토크 콘서트로 진행된다고 했다. 이날 콘서트는 김종철 대표의 여행 사진과 여행 이야기를 나누는 콘서트로 게스트로 전 국가대표 역도선수 장미란, 명량, 설국열차 영화편집감독 김창주, 오페라 싱어 소프라노 박명숙, 인디밴드인 혼성 5인조 아코디온밴드 씰룩밴드, CCM아티스트 김도현 등이 초청돼 같이 노래도 하고 이야기도 나눈다. 매달 다른 테마로 공연이 열린다고 했다.
김종철 대표는 "모든 공연은 거기서 하고 지금 여기서는 손님 접대하고 보컬 수업, 악기 수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가끔 조그만 공연들은 하려고 한다. 소그룹으로 하는 하우스 콘서트를 한달에 한번 정도로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살다보니까 저도 그렇고 분주하게 산다. 뭔가를 더 하려고만 하지 내려 놓고 자기자신을 돌아보고 이런 시간이 너무 없다"며 "공연도 그렇고 보컬 수업도 강조하는 것이 안식이라는 부분과 평안이라는 부분이다. 안식하려면 쉼이 필요하다. 진정 하나님 안에서 쉼을 고민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안식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으면 평안이란 단어를 많이 쓰면서도 진정한 평안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지 않다"며 "5년 정도 김우현 감독님과 사모님 저, 도현이가 말씀공부를 많이 했다. 그런 가운데서 깨달은 것이 '안식과 평안'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음악회나 카페나 수업에 적용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쉽지는 않다. 그러한 것들을 들여다보기 시작하면 적나라하게 자기의 부족함이나 아픔, 상처가 드러나는 경우가 있다. 공연도 그런 것의 한 부분으로 그 안에 안식과 평안을 보니 어려움도 많다. 그런 사람들이 많이 온다. 말씀을 가지고 붙잡고 서로 격려하면서 가는 것이다"며 "지금이 나비공장 뮤직스쿨 9기생을 면접보는 기간인데 50명을 면접 봐서 20명 정도 뽑는 것이다. 그 사람들이 노래를 배우면서 음악을 배우면서 안식과 평안이란 부분을 고민하면서 메신저처럼 노래로 표현해내는 것이다. 학원에서 가르치듯이 하면 편한데 기독교적 세계관을 갖고 하나님과의 친밀함에 대해서 고민하고 하나님 안에서 안식과 평안함을 고민한다. 그래서 학생들한테 자주 하는 얘기 중 하나가 '저는 좋은 사람, 좋은 선생이기 보다 군대 조교같이 되고 싶다. 끝까지 당신들이 하나님 예비하신 안식과 평안 가운데 끝까지 가게 하기 위해서. 그러니 그런 부분들 서운해하지 말라'고 한다. 살다 보면 나약해져서 쉽게 포기하고 좌절한다. 그러나 다윗이 그랬듯이 하나님의 언약을 볼 수 있어야 하는데 안 보려고 한다. 조금만 노력해도 볼 수 있는데...그래서 음악을 통해서 볼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업의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감정과 소통이라는 부분이다. 사람이 좋아하는 소리와 싫어하는 소리가 있는데 자장가, 바람 소리, 비오는 소리는 좋아하는 소리이고 싫어하는 소리는 분필 긁는 소리, 자동차 클락션 소리 등이다. 소리를 통해서 기억하는 것이 있고 그때의 감성이 있고 아픔, 상처도 있다. 그런 찌끄러기 같은 감성, 부끄러움, 죄책, 상처를 걸러내는 과정이 생긴다. 그런 원리를 이해하면 듣는 사람과 소통하는 것이 친밀하게 이루어진다"며 "또 소리를 통해서 기억하는 것이 있고 그때의 감성이 있고 아픔, 상처도 있다. 그런 찌끄러기 같은 감성, 부끄러움, 죄책, 상처를 걸러내는 과정이 생긴다. 그런 것들을 걸러내고 나면 우리에게 허락하셨던 평안과 안식이 남는다. 감정선이라는 수업이 있는데 그 수업에서는 반 이상이 운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는 것을 보는 것이다. 처음에는 좀 놀랬다. 그렇게 자꾸 보여주셨다. 그래서 면접 볼때도 노래를 통해서 안식과 평안을 사모하는 마음이 없으면 하지 말라고 한다. 노래는 두번째다"고 말했다.
그러면 '살아난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그는 "음악을 통해서 살아나는 과정을 가는 거니까 정말 절실하게 붙잡고 가야 된다고 말한다. 한 기수가 끝나면 음악회를 만들어 주는데 많이 운다. 제자들도 관객들도 저도 그동안 보여주셨던 평안들을 기억하면서 많이 운다. 그래서 일종의 희열도 있다"며 "마지막에 그걸 보면서 다음 한 학기 도 이 마음으로 할 수 있겠구나 그걸 붙잡고 간다. 음악을 통해서 예술가들이 하나님의 선지자로 서고, 그들을 키우는 그런 공간으로, 저희가 꿈꿨던 것들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했다.
김종철 대표는 "이것 위해서 많이 기도도 했다. 저는 기도도 별로 안하는 사람이었는데 이 공간을 만들면서 기도도 많이 하고 공부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저는 전문가를 키우는 과정보다 일반인들이 자신의 삶 속에서 안식을 선포하고 찾는 것이 더 좋다. 찬양 사역자도, 목회자나 사역자도 많이 오지만 일반인 중에 노래 해보지 않은 사람도 온다. 그들이 일상 속에서 그런 것을 실현해 나가는 것 보면 짜릿짜릿하고 감동이 있다. 유달리 노래를 잘 해서 앨범을 내는 것보다 일상에서 노래를 통한 기쁨을 찾는 것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3월부터는 나비공장 프로덕션을 오픈한다는 김 대표는 "믿는 분들 중에서도 음악을 하고 싶은데 환경이 되지 않아서 못하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 그들을 위해서 앨범을 만들어 주는 작업을 하려고 한다. 곡도 만들어주고 프로듀싱, 편곡, 연주 등을 이 안에서 도와주려고 한다. 여기에 2년 정도는 치중할 것 같다"고 했다.
덧붙여 "굳이 하나님이라고 외치지 않아도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앨범을 만들고 싶다. 자연스러운 마음들을 사람들에게 들려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