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북한이 남북 대화 분위기를 위해 자제해온 대남 비방 공세를 28일 재개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5면을 남한의 내부문제까지 꺼내 들었다. 이날 지면에는 이날 종북 논란을 비롯해 남한의 정치·사회적 문제를 비난하는 글이 개재됐다.
신문은 '겨레의 통일 염원을 짓밟는 종북 소동'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경찰의 신은미 씨와 황선 씨 수사를 '광란적인 종북 소동'으로 규정했다. 이어 남북관계가 "중대 기로에 놓여 있다"며 관계 개선을 바란다면 "조국통일을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을 우리 공화국과 결부시켜 가혹하게 탄압하는 종북 소동을 중지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신문은 또 '친미세력이야말로 첫번째 청산 대상'이라는 제목의 글에서도 "남조선 보수세력의 추악한 외세의존 책동"이 남북관계 개선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노동신문은 또다른 글에서는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지난해 남한에서 발생한 대형 사건들을 나열하고 "남조선 당국의 무능력과 반인민적 정책"을 문제 삼았다. 북한이 올해 들어 남한 내부문제를 백화점식으로 열거하며 전면적인 비난 공세를 펼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앞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한·미연합사단 참모부를 '정치·군사적 테러기구'로 규정하는 논평을 실었다. 논평은 "미국·남조선 연합사단 참모부는 조선에서 새 전쟁 도발을 주도하기 위한 전쟁참모부·전쟁부대며 우리의 신성한 정치체제를 어째 보려는 정치·군사적 테러기구"라며 "이것은 모처럼 마련돼가는 대화 분위기를 살벌한 전쟁 분위기로 덮어버리려는 극히 위험천만한 도발행위"라고 비난했다.
북한이 이같은 움직임에 나선 것에 대해 대화의 선결조건으로 내건 한미 합동군사연습과 대북전단 살포 중지, 5·24 조치 해제 요구에 대해 정부가 가시적인 조치를 내놓지 않자 서서히 비난전에 다시 나섰다는 분석이다. 반면 북한이 대남 압박 강도를 한층 높이고 사태를 '벼랑 끝'으로 몰아 정부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려고 한다는 분석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아직 정부의 대화 제의를 공식 거부한게 아니다"며 대화 재개 가능성이 남아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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